두번 죽다살아난 민경욱 '역대급 호떡 공천'..유승민측 반발

한영익 입력 2020. 3. 26. 16:35 수정 2020. 3. 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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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왼쪽) 미래통합당 의원, 새로운보수당 출신 민현주 전 의원.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뒤집기 공천’의 후유증에 휩싸였다. 통합당 최고위가 25일 밤 황교안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를 열어 인천 연수을(민경욱) 등 공천을 취소해달라고 한 공관위 요청을 기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관위가 최고위 요구를 받아들여 공천을 취소한 4개 지역(부산 금정, 경북 경주, 경기 화성을, 경기 의왕ㆍ과천)의 처리 방식을 두고도 격론이 오갔다.

특히 인천 연수을은 민현주 단수추천(2월28일)→경선결정(3월12일)→민경욱 경선승리(3월24일)→공관위 민현주 재추천(3월25일)→최고위 민경욱 재추천(3월25일) 등 반전의 연속이었다. 당 안팎에서 “호떡 공천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인 이석연 부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동안 김세연 위원이 옆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민현주 전 의원은 대표적인 ‘유승민계’ 인사다. 이에 새로운보수당 출신 인사들은 “황교안 체제 보호를 위한 무리수”라며 반격에 나섰다. 정병국 의원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어젯밤 공관위가 보여준 것은 무기력한 자의 무능함과 무책임이었고, 당 최고위가 보여준 것은 권력을 잡은 이의 사심과 야욕이었다”며 “참혹한 상황이었다. 사기당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민현주 전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이후에 친박과 황교안 체제를 어떻게든 고수하겠다는 마지막 발악”이라며 “황 대표의 종로 지지율, 대선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세연 의원(공관위원)에 대한 '친황'의 반감이 공천 뒤집기에 영향을 줬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해 7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이유로 김 의원을 여의도연구원장에서 교체하려 한 적이 있다. 이에 김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며 양측에 갈등이 일었다. 11월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을 때도 “자유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는 메시지에 당시 당 지도부가 들끓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관위원은 “김형오 위원장과 김세연 의원이 처음부터 새보수당 출신을 신경 많이 신경 쓴 건 맞다. 이에 황 대표 측의 불만도 있었다”며 “그게 쌓이다 보니 ‘민경욱 대 민현주’ 공천이 ‘황교안 대 유승민’의 대리전처럼 됐다. 선거 이후에 누가 당을 장악할지를 생각하니 공천이 계속 꼬였다”고 말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5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하지만 황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계파, 외압, 당대표 사천(私薦)이 없었던 ‘3무(無) 공천’”이라고 했다. 이어 “갈등과 이견이 있었고, 결정의 시간이 다소 지체됐던 점은 유감”이라면서도 “분열과 패배의 씨앗을 자초한다면, 당으로서도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공천 결정에 승복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유승민 의원은 이날 천안함 폭침 10주기를 맞아 페이스북에 “천안함을 기억하지 못하면 천안함 용사들이 목숨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우리 조국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불출마 선언 이후 46일만에 처음 공개 메시지를 냈지만, 공천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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