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더'..호남 野의원들의 도넘은 '숟가락 얹기'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2020. 3. 2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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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민주 선대위원장 이낙연과 찍은 사진 대놓고 현수막으로
김경진, 이낙연과 두손 맞잡은 사진으로 인사법 홍보
윤관영은 민주당 CI와 유사한 캐치프레이즈와 색깔 활용
김종회·이용주·이용호·정인화도 민주당색 파란색, 더불어 등 활용
모두 민주당 사안마다 비난했던 옛 국민의당 출신들
(사진=민생당 제공)
4·15총선을 앞두고 호남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마케팅이 한창이다.

집권 후 만 3년이 지나감에도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에 머물고 있는 데다, 정당 지지율도 민주당으로 쏠려 있다 보니 어떻게든 부수 이익이라도 얻어 보려는 움직임이 만연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갑에 출마한 민생당 김동철 의원은 자신의 선거사무소 건물 외벽에 자신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함께 웃고 있는 초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50년 막역지기 김동철·이낙연' 이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선거를 치르는 데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담는 선거사무소 현수막을 통해 자신이 추진하려는 핵심 정책이나 자신의 모습을 홍보하는 대신 '이낙연 대권론'에 동참한다는 것을 알린 것이다.

자신이 비록 야당 소속이지만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총리와 각별한 사이인 만큼 추후 이 전 총리가 대권을 잡을 경우 여당 후보가 아닌 자신을 뽑더라도 여당 못지 않게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문제는 이 전 총리가 현재 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에 당선될 가능성을 높일 수만 있다면 다른 정당 인물이라도 적극 활용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타당 유력인사의 인기에 숟가락을 얹는 처세술이 낯 뜨겁다"며 김 의원의 전략을 비난했다.

그러나 호남 의원들, 특히 무소속 의원들의 민주당 마케팅은 노골적인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광주 북구갑에 출마한 현역 김경진 의원은 김동철 의원과 마찬가지로 이 전 총리를 활용하고 있다.

자신의 90도 인사법을 소개하면서 대표 사진으로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전 총리와 두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김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민주당으로의 입당하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다.

(사진=김관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까지 지낸 전북 군산시의 김관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 메인 화면을 파란색과 군청색으로 도배했다. 파란색은 민주당의 당색이다.

자신에 대한 소개를 '더 큰 인물', '더 큰 군산'이라고 하면서 민주당의 CI와 마찬가지로 녹색과 하늘색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민주당을 떠올리게 했다.

파란색의 과도한 사용은 다른 호남 무소속 의원들의 선거운동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북 김제시·부안군의 김종회 의원은 페이스북 대문에 자신을 소개하며 파란색과 연두색, 초록색 등을 사용해 역시 민주당 CI를 연상하게 했다. 선거운동복 점퍼도 파란색이다.

전남 여수시갑의 이용주 의원은 선거 사무소 내부를 파란색으로 꾸몄다. 사무소 내외부의 캐치프레이즈도 '이용주와 '더불어' 여수를 '더' 크게'라고 적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하게 했다.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의 이용호 의원도 파란 점퍼를 입고, 사무소를 파란색과 '더' 라는 글자를 활용해 꾸몄다.

전남 광양시·곡성군·구례군의 정인화 의원도 파란색과 하늘색을 사용해 자신을 소개하는 한편 선거운동 복도 하얀 바탕에 파란 글씨로 된 점퍼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이용주 의원 페이스북 캡처)
엄밀히 따지면 이들 의원은 무소속이기 때문에 특정 정당과 유사한 색이나 기호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과거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개혁에 동참하지 않는 거대양당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던 옛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도를 지나친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관영 의원은 과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시절 문재인 정부의 인사를 두고도 과거 정부와 다를 것이 하나 없는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에 나섰으며 2018년 말 민주당과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연대해 바른미래당을 패싱한 채 2019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자 적폐이자 야합이라고 맹비난 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진보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까지 말한 이용주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장남 문준용씨의 채용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이른바 여당 저격수로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에서 이미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민주당으로 입당하려는 후보들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음에도 그저 선거 결과만 보고 이런 민망한 마케팅에 나선 의원들이 많다"며 "그들의 말처럼 진보 재집권이나 개혁을 이루려 한다면 부끄러운 여당 따라하기 대신 대체제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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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findlov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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