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끼손가락 든 사진' 인증..'일베'가 괴물 키웠나

박윤수 입력 2020. 3. 26. 19:58 수정 2020. 3. 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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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조주빈을 알거나 대화를 해본 이들은 그가 극우 사이트 '일간 베스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 영향은 이번 범죄에도 드러나 있는데요.

협박의 대상이었던 여성들한테 특정한 손가락 표시를 해서 사진을 찍도록 한 게 대표적입니다.

이어서 박윤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조주빈은 피해 여성들의 사진을 미끼로 텔레그램에서 유료회원을 모집했습니다.

협박을 받은 여성들은 신분증과 함께 얼굴 사진을 찍어 조주빈에게 보냈는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새끼손가락을 들고 있습니다.

조주빈은 회원들에게 "약속을 뜻하는 새끼손가락을 들어 반강제적이나마 마음에 짐을 씌우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형진/디지털 장의사] "박사(조주빈)가 잘하는 것은 항상 증거, 인증이기 때문에 새끼손가락을 들고 있으면 이건 내 '시그니처'(특징)이고, 이게 '박사'를 뜻한다…"

이런 '손가락 인증'은 극우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여성 신체 사진을 불법 촬영하면서 손가락으로 특정한 모양을 만들어 보이는 건데, 일베에서는 일종의 '놀이'로 여겨집니다.

조 씨는 또,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일베' 회원들만이 사용하는 표현을 즐겨쓰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도 빈번하게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주빈이 이미 고교 시절부터 '일베' 활동을 하면서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를 드러냈다는 동창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일간베스트측은 조주빈은 일베 회원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비뚤어진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른바 '일베 문화'가 어떤 형태로든 조주빈이라는 괴물이 만들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택광/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일베 문화라는게 이런 범죄자들이 성립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거죠, 구매시장이 되는거고. 왜곡된 성문화가 이런 범죄자들에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고 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일간베스트'를 폐쇄해 달라"는 국민 청원은 하루 만에 2만 3천명 넘는 네티즌들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 편집: 김재석)

박윤수 기자 (yoo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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