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 귀국 유럽 유학생들 "배려에 감사..평생 갚을 빚"

정지형 기자 입력 2020.03.27. 06:00 수정 2020.03.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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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부터 이틀간 유럽발 귀국자 전원 격리 이후 검사
공항서 6시간 대기.."버스기사·경찰이 더 고생하셨다"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한국인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2020.3.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보호조치를 받으며 이렇게 배려해주는 곳은 독일생활 중에 단 한 번도 경험 못 했다. 평생 갚을 빚을 진 것 같다."

최근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교민들과 유학생들의 귀국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이에 따라 지난 22일 오전 0시부터 이틀간 유럽발 입국자 전원에 대해 격리조치와 검체검사로 검역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이날 이후 입국한 이들은 곧바로 집으로 향하지 못하고 임시생활시설에 최소 하루 동안 머무는 등 귀가 절차가 복잡해졌다. 하지만 <뉴스1>이 접촉한 유학생과 귀국자들은 대체로 정부 조치에 감사와 만족감을 드러냈다.

독일에서 지난 23일 귀국한 유학준비생 한모씨(25·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부에) 평생 갚을 빚을 진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유학을 준비하며 독일에서 1년 동안 거주한 한씨는 4월에 입학할 어학원이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되고 비자청까지 문을 닫으면서 귀국을 결정했다.

그는 귀국 절차와 관련해 "비행기에서 먼저 자가검진표를 작성한 뒤 도착해서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분리해 체온을 쟀다"며 "공항에서 검사를 위해 대략 3시간 정도 대기한 뒤,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하기 위해 탑승한 버스 안에서도 약 3시간을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당초 예정된 격리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장소가 변경되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한씨는 "오히려 도움을 줬던 분들이 더 많이 고생했다"며 "특히 버스기사분들은 9시간을 대기하셨고, 군인이나 경찰분들도 우리가 대기하는 6시간 동안 쉬지 않고 안내를 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한씨는 격리 이후에도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락도 너무 호화롭게 잘 먹었고 시설에도 난방이나 수도가 잘 구비돼 있었다"며 "너무 애써주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인 한씨는 귀국 과정에서 느꼈던 고마움을 담아 SNS에 올렸다. 그는 "오랜 시간 지연이 되다보니 불평하는 분들도 없지 않았는데 이런 진상을 부리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렸다"며 "유럽에서 왔다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일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목숨 걸고 (격리를) 도와주시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2020.3.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 오전 0시부터 유럽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하고 전원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유증상자의 경우 인천공항 인근 임시격리시설, 무증상자는 임시생활시설에 입소시켰다. 이곳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이들의 경우 귀가조치해 자가격리를 하도록 했다.

다만 정부는 이후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내외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 24일부터 무증상 내국인의 경우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3일 안에 검사를 받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독일에서 음악을 공부하다 한씨와 같은 비행기로 입국한 민유빈씨(23·여·대학원생)도 귀국 이후 검사를 받을 때까지 함께했던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민씨는 "임시생활시설에서 방호복을 입고 봉사하시던 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화장실이나 어디 갈 때도 항상 동행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시생활시설의 음식이나 편의시설에 전반적으로 만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귀국 이후 검사를 받는 전반적인 과정과 관련해 "절차적인 면에서는 불편한 게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면 불편할 것도 없었다"며 "(유럽발 입국자들 중에서) 짜증을 내며 말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검진 절차가 길었지만 많은 분들이 고생해주고 계셔서 충분히 조용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며 "도움주셨던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를 기준으로 독일에서는 3만1554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고 149명이 목숨을 잃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이탈리아(6820명 사망)와 스페인(2696명 사망)보다 사정은 낫지만 노년층으로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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