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제적리더십도 '실종'.."팬데믹 패권경쟁서 中에 위상흔들"

송수경 입력 2020. 3. 2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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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국면서도 '신고립주의'?..국제질서 재편 변곡점 관측도
WP "내부 대응 혼란 '세계 리더' 명성 흠집..'봉쇄정책' 역행으로 '열외자' 간주"
코로나19 브리핑하는 트럼프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ymarshal@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가 미중 등의 국제 패권질서 재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은 전통적으로 위기의 시기를 이끌어왔다. 지금은 '자기고립'을 실행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라이벌들이 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심한 다른 나라에 대한 지원의 제스처를 보일 때 미국은 국내적으로 바이러스 봉쇄에 매달린 채 코로나19에 의해 촉발된 지정학적 주도권 다툼에서 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기댄 '신(新)고립주의'의 또 하나의 단면이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노출됐다는 지적인 셈이다.

리더십 공백의 틈새를 파고들며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나라들에 대한 '코로나19 원조'를 고리로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어 '코로나19 패권경쟁'에서 미국의 입지가 더 좁아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위기를 맞아 가장 부유하고 힘 있는 나라인 미국에 기대를 걸고 있을 시기에 미국은 오히려 '자기 고립' 상태로 빠져들어 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위협의 심각성에 대해 평가절하하고, 당국자들은 대응 기조를 놓고 내부 균열 양상을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는 사이 미국의 라이벌인 중국과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미국이 이행해오던 역할인 대규모 피해 발생 국가들에 대한 원조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중국만 하더라도 마스크와 보호장비 등 의료장비들이 항공편으로 이탈리아와 스패인, 네덜란드, 우크라이나, 이란, 이라크 등에 전달된 상태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코로나19의 공식 명칭을 놓고 중국 등과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는 데 상당 기간을 소비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 비판론을 의식, 며칠 전에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미국은 코로나19가 '중국발(發)'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워 국제사회에서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

전날 열린 주요7개국(G7) 외교장관 화상회의에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우한 바이러스'로 명기해야 한다고 밀어붙이고 다른 회원국들이 이를 거부해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바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동성명에서도 '중국발' 문구 명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은 이날 특별 화상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경제에 5조 달러 이상을 투입하고 백신을 찾으려는 국제적 노력을 위한 기금을 만들기로 합의했지만, 정작 미국은 어느 정도 규모를 기여할지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그동안 국제적 위기 때마다 미국이 조타수 역할을 하며 다른 나라들이 그 리더십에 의지했지만, 지금은 어떠한 나라도 미국에 기대지 않는다"는 한 영국 전문가의 지적을 인용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현 위기국면에서 발생한 미국의 '부재'가 향후 국제적 영향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에서 떠오르는 중국에 자리를 내주며 영속적인 위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어쩌면 코로나19 위기가 국제 질서 재편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미국의 현재 모습은 2014년 에볼라 사태 당시 자원과 전문지식, 기술 능력 등 각 측면에서 국제 공조를 이끌며 세계 속에서 위상을 굳혔던 것과는 여러모로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미 행정부는 중국내 코로나19 발생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1월 하순 17t 이상의 의료 장비를 중국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고 폼페이오 장관도 2월 초 1억 달러를 추가로 중국에 지원한다고 발표했지만, 국무부는 뒤늦게 중국을 언급하지 않은 채 원조대상을 '고위험 국가들'로 수정한 바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 한 중국 당국자는 미국으로부터 '1달러'도 받지 못했다고 일축했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더해 자국내 코로나19 급증세에 대한 미국의 혼란스러운 대응은 과학과 기술 면에서 구축했던 세계 리더로서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는 다른 나라들을 이끌기는커녕 내부 대응조차 제대로 못 한다는 인상을 세계에 심어줬으며 적성국들에는 '조롱'의 빌미를 줬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세계가 '봉쇄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활동 조기 재개'를 시사하며 반대 방향으로 마이웨이 하는 것이 국제적으로 미국을 '열외자'(outlier)로 간주하게 만들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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