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운용 '1천억 해외펀드' 환매연기

김제림,정주원,이새하 2020. 3. 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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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부동산대출펀드 상환 실패
신한銀·기업銀서 870억 판매해
50조 해외부동산 리스크 현실화
장하성 주중대사 동생 대표맡아
2018년중 은행 수탁고 급증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핀테크대출 펀드에 이어 부동산대출 펀드도 총 1000억원가량의 환매가 연기됐다. 운용사와 판매사는 담보로 잡은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돌려준다는 계획이지만 자산 매각이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디폴트 가능성도 우려된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장하성 중국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전문 사모운용사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에서 판매한 디스커버리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 펀드,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 펀드가 최근 환매 연장을 판매사에 알렸다. 지난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이미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에 한 차례 디폴트를 낸 적이 있다.

이 펀드는 핀테크 회사인 다이렉트랜딩글로벌(DLG)이 발행하는 사모사채에 투자했는데, DLG가 유동성 부족으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이 펀드의 미국 운용사인 DLI 대표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 모든 자산이 동결됐기 때문이다. DLI는 미국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는 운용사였다.

DLG는 채무불이행 상태로 사채발행인수계약서에 따른 기한의 이익 상실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고 지난해 4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알렸다.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는 자산평가와 매각 절차까지 한참 남아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체 펀드 규모는 1800억원 정도이며 이 중 기업은행의 미상환 잔액만 695억원에 이른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이와는 별도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부동산대출채권을 편입한 펀드를 총 870억원어치 판매했다. 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 펀드 판매 잔액은 219억원이다. 17일 만기 예정이었던 디스커버리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 펀드가 환매에 실패했다. 다음 만기는 다음달 16일이지만, 이 역시 환매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담보였던 부동산을 매각하면 투자금을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총 651억원을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부동산선순위채권 펀드도 환매가 중단됐다. 이달 10일이 첫 만기였지만 원리금 상환에 실패해 만기가 연장됐고, 이후 오는 5월까지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들도 만기 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대출채권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면서 17일 환매 중단 상황을 공문을 통해 밝혔다. 신한은행 고객들에게는 해당 펀드에 대한 '만기 연장'이 공지된 상태다.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판매사들은 유안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증권사 판매분 130억원 안팎 추정)이다.

디스커버리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 펀드나 디스커버리부동산선순위채권 펀드는 모두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해 얻은 이자를 통해 수익률을 얻는 펀드다. 건물 매각이나 엑시트 등 리스크에 노출될 염려가 적어 꾸준한 현금흐름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 해외 부동산 펀드 판매액은 2017년 말 28조1000억원이었는데 지난 2월 53조5000억원으로 3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원리금 상환에 차질이 생기고 담보자산 가치도 하락하자 부동산 펀드에서도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특히 현지 실사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독일헤리티지DLS나 호주 부동산 펀드 등의 사고도 있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장하성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전 하나금융경제연구소장이 2016년 설립했다.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됐으며 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 펀드는 2018년에 판매됐다. 다만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현재 설정액이 4937억원 규모로, 2017년 상반기만 해도 수탁액이 약 500억원에 트랙 레코드도 별로 없는 상황이었으나 2018년 은행·증권사들을 판매사로 해 규모를 크게 불렸다. 장 대사는 2017년 5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김제림 기자 / 정주원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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