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윤석열 장모 '사문서위조 의혹'..왜 그땐 기소 안 했을까

오문영 기자 입력 2020.03.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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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효삼)는 27일 최씨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최씨의 동업자 안모씨와 가담자 김모씨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이날 사문서위조 혐의를 적용해 최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이전 수사를 놓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씨를 소환조차 안 했던 검찰이 언론에 사건이 집중 보도되면서 어쩔 수 없이 기소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에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윤 총장 장모 의혹을 법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 받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기소를 결정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2016년부터 제기된 '사문서위조 의혹'…왜 그땐 기소 안했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 후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씨는 2013년 안씨와 함께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위조 통장 잔고증명서를 제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위조 증명서는 최씨가 딸이자 윤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회사 감사였던 김모씨를 통해 만든 것이다. 그 금액은 349억원에 달했다.

사문서 위조사실은 최씨와 안씨 사이의 자금문제로 인한 갈등 국면에서 드러났다. 최씨는 2015년 5월 안씨가 계약금 등 수십억원을 가로챘다며 그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이듬해 1월 안씨를 구속기소 했고, 안씨는 재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재판에서 안씨는 최씨에게 잔액 증명서 위조를 요청했다고 인정했다. 최씨 측도 이에 따라 증명서를 작성했다고 증언했다.

최씨 측은 잔고증명서 위조를 요구받아 59억원의 사기를 당한 피해자란 입장이다. 최씨는 안씨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출신이라며 캠코 관계자와의 친분으로 부동산을 저가에 취득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자신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안씨가 '캠코 선배에게 대금지급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잔고증명서를 위조해달라 요청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실제로 캠코 출신도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1월 최씨의 고소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은 잔고증명서 위조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당시 안씨는 수사 과정에서 먼저 잔고증명서 위조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이에 고소인 신분이었던 최씨는 검찰에 '잘못이 있으면 안씨와 함께 처벌을 받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는 최씨가 본인 주장대로 잔고증명서를 직접 위조하지 않았고 위조된 사문서를 직접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공동정범으로서의 범죄 성립은 가능했다'고 본다. 반면 당시의 검찰 판단에 대한 법조계 의견은 갈린다. 발견함 혐의점에 대해 그저 넘긴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에, 검찰이 고소고발도 없는 상황에서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모든 혐의에 대해 인지수사를 벌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진정서로 재개된 수사…법원에서 의혹 털어낼까
지난 18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검찰청 앞.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인 최모씨가 이날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사진=오문영 기자

이 사건은 노덕봉씨가 지난해 9월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에 진정서를 접수하면서 다시 주목 받았다. 진정서는 같은해 10월 대검을 통해 의정부지검에 이첩됐다.

노씨는 해당 사건과 관련이 없는 제3자이지만 본인과 분쟁 중인 상대방이 최씨와 가깝다는 것을 알고 '최씨의 사위인 윤 총장의 영향력으로 자신까지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며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사문서위조 공소시효가 이번달 말로 만료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중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최씨의 통장 잔고증명서 발행시기인 2013년 4월1일에 관련 혐의 공소시효인 7년을 더한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기소를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라는 얘기가 나왔다. 최씨를 기소 하지 않으면 '제식구감싸기' 논란이 지속되고 향후 검찰의 행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검찰이 최씨를 기소한다면 2016년 당시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이를테면 '언론 등을 통해 의혹이 집중적으로 거론되자 최씨를 기소한 것'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윤 총장 장모에 대한 의혹을 법원에서 깨끗하게 털어내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기소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사문서 위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당사자의 고소도 없는 상황에서 법원이 유죄를 판단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장모 최씨의 잔고증명서 위조의혹은 윤 총장이 자주 공격 받는 빌미가 됐다. 논란이 불거질때마다 윤 총장은 본인과 관련이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윤 총장은 "제가 관련돼 있다는 증거가 있느냐"며 "피해자가 고소를 하면 될 문제"라고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윤 총장은 의정부지검에서 본격 수사를 진행하자 수사 내용을 일절 보고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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