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적은 日, 숨기는 거냐 기적이냐"..돌직구에 쩔쩔 맨 아베

서승욱 2020. 3. 2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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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기자회견 마지막 질문에 등장
"해외에선 日감염자 수 안 믿어"
아베 "확실히 검사 수는 적어" 인정
"사망자도 적어, 감추는 것 아니야"
관저측, 질문 뒤 회견 급히 마무리
도쿄선 29일도 1일 최다 68명 확진

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개최한 3번째 회견으로, 54분간 진행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손수건으로 코 주변을 닦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준비 중인 경제대책이 주된 관심사였지만, 아베 총리를 긴장시킨 돌직구 질문은 회견 마지막에 등장했다.

"총리의 생각을 듣고 싶다. 총리는 ‘일본이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해외에선 ‘일본이 진짜로 버티고 있느냐’고 의심한다. 일본은 검사 수가 너무 적어 실제로는 감염이 널리 퍼져 있다는 의심이다. 중국과도 (지리적으로) 가깝고, 중국이나 외국인의 입국제한 조치도 늦었는데 왜 감염자 수가 적은 것이냐.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으면 기적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인터넷 방송매체 ‘비디오뉴스’ 대표의 질문은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른 것이었다.

이 기자의 지적대로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선 (크루즈선 내 감염을 제외하면 29일 밤 현재 1700여 명인) 일본의 감염자 수가 불가사의하다. 이는 검사 숫자가 적기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런 논란에 대해 단 한 번도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

갑자기 돌직구를 맞은 아베 총리는 먼저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는 결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코로나 검사 실시 건수가 적은 건 인정했다. 그는 "확실히 검사 건수는 적다. 그래서 나도 매일 후생노동성에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계속 말하고 있다”고 했다.

후생노동성 발표를 보면 최근 일본 내 코로나 검사 건수는 많은 날이 1700건 정도, 적은 날은 500건 안팎이다. "하루 8000건의 검사가 가능하다"는 일본 정부 설명과는 거리가 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일본이 감염자를 감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있지만, 그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28일 밤 현재 코로나로 인한 일본 내 사망자는 65명. 아베 총리는 “폐암으로 돌아가신 분들 중에 실제로는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이 많다는 의심도 받고 있기 때문에 나도 궁금해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폐렴 중 (세균성 폐렴이 아닌) 간질성 폐렴으로 사망한 분들은 코로나가 의심되기 때문에 이 경우엔 대체로 검사를 하고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코로나로 사망했음에도 단순 폐렴 사망으로 판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주장이었다.

아베 총리를 쩔쩔매게 만든 이 질문을 끝으로 총리 관저 측은 서둘러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한편 도쿄에선 29일에도 68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1일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NHK가 이날 전했다. 전날에도 6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었다. 이로써 도쿄의 감염자 수는 총 430명으로 늘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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