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난에도 또 터졌다' 교회 집단감염..지방행사·현장예배 '강행'

권혜정 기자 2020. 3. 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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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만민중앙교회서 코로나19 확진자 최소 12명
사랑제일교회, 집회금지 조치에도 현장예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정부가 종교 집회 등 밀집 행사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29일 오전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성도들이 차량을 타고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연세중앙교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자는 내부 의견에 따라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고 있지만 현장 예배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2020.3.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교회에서 또 집단감염이 터졌다. 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온상이 됐지만 여전히 일부 교회들이 현장예배 등 아랑곳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만민중앙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12명 나왔다. 지난 25일 교회에서 일하는 40대 교인을 시작으로 확진자는 계속 늘어 사흘만에 12명으로 늘었다. 확진자에는 50대 여성 목사 등이 포함됐다.

보건당국은 이 교회 본당 뿐만 아니라 동작구 신대방에 위치한 목사 사택, 인근 교인 거주 빌라, 교회 사무실, 관련 시설인 연합성결신학교 등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분류된 사람만 300여명에 달해 추가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는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달 6일부터 온라인 예배를 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에 사용할 영상을 만들기 위해 약 2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예배는 아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시점에 신도 수백여명이 모였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 교회 교인 약 70여명은 지난 5일 전남 무안 만민중앙교회 20주년 행사에도 참석했다.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으로, 이를 계기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서울 교인들이 무안을 찾은 5일은 전국이 코로나19로 들썩일 때였다.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수는 400여명. 코로나19 정점에 가까울 시점이었다.

만민중앙교회 본당은 구로구 구로동에, 목사와 신도 사택 일부는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해 있다. 이 교회는 한국교회 주요교단에서 이단으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담임목사인 이재록 목사는 수감 중이다.

교회에서 또 집단감염이 나오자 일각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더불어 이 교회가 이단으로 지정됐다는 점에서 제2의 신천지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만민중앙교회의 경우 온라인으로 예배를 하긴 했지만, 영상 제작과 지방행사 참여 등을 강행, 사회적 거리두기에 아랑곳 않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에 접어들며 교회는 신천지에 이어 주요 집단감염지로 떠올랐다. 성남 은혜의강 교회에서만 70명, 부천 생명수교회에서만 5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밖에도 수원 생명샘교회, 경남 거창교회,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에서도 수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교회의 경우, 여러사람이 긴 시간 동안 밀폐된 장소에 붙어 앉아 기도문을 외거나 찬송가를 부르는 등 예배를 본다는 점에서 집단감염에 매우 취약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다중이 모이는 집회와 종교행사 등을 자제해달라고 수차례에 걸쳐 요청했다. 행정명령과 방역·치료에 대한 구상권 청구 카드까지 꺼내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 22일 열린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현장. 예배당 밖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예배를 보고 있다.(유튜브 너알아tv 캡처) © 뉴스1

그러나 여전히 일부 교회들은 코로나19 확진자수를 비웃듯 현장예배 등 종교 행사를 강행하고 있다. 만민중앙교회 다수 확진자가 나온 29일에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현장예배를 고수했다. 이밖에도 일부 대형교회와 중소규모 교회가 현장 예배를 진행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속된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방역지침 위반 등을 이유로 내달 5일까지 집회가 금지됐음에도 이날 현장예배를 강행했다. 예배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거리를 유지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여전히 교회들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달라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기독교 단체들까지 나서 교회들의 동참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를 위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에 대해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신천지와 교회는 다르다. 교회 내 감염이 발생한 사실도 거의 없다"며 "종교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전혀 협조하지 않은 것처럼 마치 교회에 집단 감염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신천지 여론을 악용해 종교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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