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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빈곤 노동자들, 코로나19에 도시 탈출 엑소더스

정원식 기자 입력 2020.03.29. 15:43 수정 2020.03.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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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8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아바드의 버스 터미널에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인도 노동자 수만명이 모여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로 봉쇄령이 발동된 인도에서 노동자들이 대규모 도시 탈출에 나섰다. 봉쇄령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도시에서 굶어죽느니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며 버스 정류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디아투데이에 따르면, 28일 델리의 시외버스 터미널은 버스를 타기 위해 몰려든 수만명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버스를 타기 위해 몰려든 이들은 지난 24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코로나19 저지를 위해 전국 봉쇄령을 발표한 후 살길이 막막해진 시골 출신 노동자들이다.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들은 약 1억2000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변변한 일자리가 없는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청소부, 건설 노동자, 택시 운전사, 인력거꾼, 경비원, 날품팔이 등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봉쇄령을 발동하면서 일거리가 자취를 감춰 버린 것이다. 인도 정부는 긴급 생활지원을 위해 22억달러(약 2조68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으나 빈곤층은 눈앞의 한끼가 아쉬운 처지다. 인도 북동부 알라하바드에 거주하는 키샨 랄은 BBC에 “며칠째 돈을 벌지 못했다”면서 “청소노동자인 친구는 음식을 살 돈조차 남지 않았다고 걱정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만명이 한꺼번에 이동에 나서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29일 현재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87명, 사망자는 25명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이 밀집해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경우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위험이 있다.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는 노동자들을 실어나르기 위한 버스 1000대를 준비했으나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모두 수용하기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일부는 수백킬로미터를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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