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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무실서 숙식"..ASF 담당 수의사, 쓰러진 지 열흘만에 숨져

최모란 입력 2020.03.30. 22:48 수정 2020.03.31.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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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 퇴치를 위해 고생하던 경기도 파주시 소속 수의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지 열흘 만에 숨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30일 파주시와 경기도수의사회 등에 따르면 파주시 소속 기간제 수의사인 정승재 주무관이 이날 숨졌다. 향년 52세.

故 파주시 정승재 주무관 [경기도수의사회 제공]

정 주무관은 지난 20일 오후 1시쯤 파주시 농업센터 사무실에서 갑자기 쓰러져 고양시 일산 백병원으로 옮겨졌다. 심근경색이었다. 중환자실에서 10여일간 투병했지만 결국 숨졌다.

정 주무관은 20여년 간 광명시에서 동물 임상에 종사하던 베테랑 수의사였다. 2년 전인 7급 기간제 수의사로 파주시에 채용됐다. "방역·예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직업을 바꿨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9월 18일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시작된 이후 정 주무관은 방역 업무에 혼신을 다했다고 시청 측은 밝혔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정승재 주무관이) 오늘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미망인과 두 아들을 남긴 채 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홀로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고인은 가축 방역 전문가인 수의직 공무원으로서의 남다른 책임감으로 매일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방역 최일선에서 투혼을 불살랐다"고 썼다.

이어 "(고인은) 최근에도 매몰지 관리와 민통선 내 야생 멧돼지 차단 방역 등을 담당하며 소임을 다한 모범 공무원이었다. 과중한 업무로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게 된 것을 매우 비통하게 생각하며,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경기도수의사회 관계자도 "정 주무관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유입된 이후 제때 쉬지도 못하고 업무에 매진했다"며 "고인의 자녀들이 잘 이겨내고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정 주무관의 빈소는 고양시 일산 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4월 1일이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고교생 자녀 2명이 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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