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 통화에도 유가 폭락..'맥주보다 싼' 석유도 등장

2020. 3. 3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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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좀처럼 하락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움츠러든 수요는 앞으로 더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계속되는데다, 협력보다는 각자도생을 택한 주요 산유국 간 갈등은 시장을 공급 과잉 상태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 감정의 골이 깊어 이번 통화로 얼마나 석유시장을 안정시키는 진전된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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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러시아, 협력보다 각자도생 결과 공급과잉
캐나다산 원유, 맥주 한 잔 값보다 싼 4달러대
트럼프 "사우디·러시아 모두 미쳤다"
국제 유가가 산유국 간 경쟁적 증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의 석유시추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국제 유가가 좀처럼 하락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움츠러든 수요는 앞으로 더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계속되는데다, 협력보다는 각자도생을 택한 주요 산유국 간 갈등은 시장을 공급 과잉 상태로 내몰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09달러를 기록하며 간신히 20달러선을 지켰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하락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말까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준수기간을 연장한 것은 유가 수요 측면에서는 악재다.

일부 비주력 유종의 경우 이미 한 자릿수로 가격이 떨어졌다. CNBC방송에 따르면 서부캐나다셀렉트(WCS)의 가격은 이날 한때 배럴당 4.18달러에 거래됐다. WCS는 WTI에 비해 품질이 많이 떨어진 탓에 평소에도 8~15달러 가량 낮게 거래됐지만 4달러는 맥주 한 잔(1파인트·470㎖)보다도 싼 값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댄 예르긴 IHS마킷 부회장은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도로엔 차가 없고 하늘엔 비행기가 없다. 공장도 운영하지 않고 있고 사람들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4월에는 석유 수요가 하루 2000만 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루 2000만 배럴은 미국 전체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다. 이어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요 감소보다 6배나 많은 것”이라며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같은 수요 감소에도 공급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5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전화해 증산 철회를 압박했지만 사우디는 오히려 5월부터 하루 원유 수출량을 사상 최대인 106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석유전쟁의 또 다른 당사자인 러시아도 휴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현재 원유 시장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도 양국이 에너지부 채널을 통해 협의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 감정의 골이 깊어 이번 통화로 얼마나 석유시장을 안정시키는 진전된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그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함께 감산을 유지했으나 결과적으로 오히려 미국 셰일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만 높여줬다고 불평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러시아 가스관을 독일까지 연결하는 ‘노드스트림2’ 프로젝트를 제재하고 지난 2월에는 베네수엘라 지원 혐의로 러시아 원유생산업체 자회사를 제재하면서 분노가 폭발했다.

미국은 미국대로 글로벌 위기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요 산유국의 대처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우리는 (에너지) 산업이 전멸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 미쳤다”고 질타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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