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등교라지만 중간고사는 어떻게" .. 원격수업 딜레마

조인경 2020. 3. 3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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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둘인데 컴퓨터는 1대라, 급하게 태블릿 하나 사야 하나 살펴보고 있어요. 하지만 부모가 출근하고 나면 아이들이 혼자 수업을 들을 수 있을지, 몰래 게임이나 하지 않을지, 관리가 될지 의문이네요."

고3 자녀를 둔 대치동 학부모는 "교육청이 휴원 단속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두자 2주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던 학원이 어제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며 "아무래도 학교 원격 수업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에, 아이도 다른 친구들보다 성적이 뒤처질까 다시 학원을 가야 하지 않겠냐고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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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수업내용 준비 모자라는데 교육당국 준비 소홀
교사역량 따라 격차 우려 .. 사교육 수업 재개 우려도 커져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거여동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무작정 개학을 연기하기보다는 원격 수업이라도 진행하는 게 안심이 되죠. 그런데 당장 중간고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이가 둘인데 컴퓨터는 1대라, 급하게 태블릿 하나 사야 하나 살펴보고 있어요. 하지만 부모가 출근하고 나면 아이들이 혼자 수업을 들을 수 있을지, 몰래 게임이나 하지 않을지, 관리가 될지 의문이네요."

다음 달 6일로 예정됐던 전국 초·중·고교 개학이 또 미뤄지고, 학년별로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이 예고되면서 학생과 학부모, 학교 현장에는 일대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학부모들은 일단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수긍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의 온라인 개강에서 드러났듯 시행착오가 불보듯 뻔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원격 수업에 대한 현실적 우려는 크게 시스템 측면과 수업 내용에 관한 부분으로 나뉜다. EBS 온라인 클래스 등과 같이 일정한 온라인 공간에서 같은 반 학생들이 준비된 영상을 일방적으로 시청하는 방식과, 교사가 직접 실시간으로 현장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도 교실에 앉아 있을 때와 똑같이 수업을 하는 방식 모두가 고려되고 있는데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어 선호도가 엇갈린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개학 연기 초반에만 해도 교육부가 안내한 각종 온라인 서버들 가운데 동시접속에 과부하가 걸려 다운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온라인 도구의 안정성이나 학교의 통신 환경, 기자재 지원 상황, 콘텐츠 저작권 문제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매뉴얼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교사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수업 준비 상태나 수업 내용이 차이가 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이미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인데도 어떤 반은 선생님이 3월 초부터 일주일에 2~3번씩 가정에 전화를 걸어 아이들 건강이나 가정학습에 관심을 가져주는 반면, 우리 담임선생님은 지난주에야 전화를 걸어 개학이 어찌 될지 모르겠다는 소식만 전해줬다"고 토로했다.

개학이 한 달 이상 미뤄지면서 충분한 시간을 벌었는 데도, 정부와 교육당국의 대처는 안이하고 느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수도권의 한 30대 현직 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 단계로 올라가면서 이미 개학이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었다"며 "그런데도 학교에서는 교육청 공문이 내려온 지난주 후반부터야 온라인 수업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온라인 개학을 발표한 만큼 내신 전문 등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 수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고3 자녀를 둔 대치동 학부모는 "교육청이 휴원 단속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두자 2주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던 학원이 어제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며 "아무래도 학교 원격 수업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에, 아이도 다른 친구들보다 성적이 뒤처질까 다시 학원을 가야 하지 않겠냐고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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