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방관 5만2000여명, 47년 만에 내일 국가직 전환
전국 소방공무원들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일원화된다.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지 47년여만이다.
행정안전부와 소방청은 4월 1일 지방직 소방공무원 5만2516명이 국가직으로 전환된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체 소방 공무원 현원 5만3188명 가운데 98.7%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통합되는 것은 1973년 2월 지방공무원법이 제정되면서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이후 약 47년 만이다. 2011년 소방관 국가직 전환 법안이 처음 발의된 이후로는 8년여만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별 소방 투자 격차 등 문제를 해소하고 균등한 소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방관 국가직화를 결정했다. 그동안 지자체별 재정여건이나 자치단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소방인력과 장비, 소방관 처우, 소방안전서비스 등에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있었다. 소방업무가 화재진압뿐만 아니라 구조·구급, 국가적 재난 대응으로 확대되면서 국가적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돼 왔다.
앞으로 재난이 발생할 경우 시·도 경계와 관할지역 구분 없이 현장과 가까운 소방관서가 먼저 출동하는 등 공동대응 체계도 강화한다. 소방청은 국가직 전환에 맞춰 대형 재난 발생 시 대응 체계를 광역 단위에서 국가 단위로 전환하는 내용의 '국민 소방안전 강화방안'을 지난해 말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국가직 전환에 따라 전국 단위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시험은 소방청장이 한다. 중앙과 지방으로 이원화돼 운영 중인 인사관리도 '표준인사관리시스템'으로 통합 개편한다. 다만 소방사무 자체는 원칙적으로 지방 사무로 남는다. 시·도 소방본부 인사와 지휘·감독권도 위임 형태로 시·도지사가 계속 행사한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공무원들의 숙원인 국가직 전환을 계기로 지역 격차 없이 안정적으로 소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만큼 전국의 소방공무원들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중앙과 지방이 긴밀히 협력해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국민의 생명을 각종 재난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이 국가직화의 목표"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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