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마공원 8번째 '비극'..이번엔 조교사
[경향신문] ㆍ고 문중원 기수 제기 ‘마사회 비리’ 관련 경찰 조사…참고인서 피의자 신분 된 뒤 극단적 선택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소속 조교사가 지난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3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ㄱ조교사는 전날 오후 6시34분쯤 경남 김해시 대청계곡 인근 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ㄱ조교사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ㄱ씨는 최근 마사회 마방심사 유착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고, 관리 중인 말이 죽는 등 마방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ㄱ조교사를 포함해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지금까지 8명이다. 지난해 11월 한국마사회의 비리 의혹을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문중원 기수도 부산경마공원 소속이었다. 2005년 설립 후 지난해까지 4명의 기수, 3명의 마필관리사가 목숨을 끊었다. 조교사 사망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교사는 마구간이라 할 수 있는 ‘마방’을 배정받아 운영한다. 조교사에게 고용된 마필관리사가 말을 관리하고 훈련시키면, 조교사와 기승(騎乘)계약을 맺은 기수가 말을 타고 경기에 출전한다. 어떤 기수가 어떤 말을 탈지는 조교사가 결정한다. 조교사의 인사권은 면허 교부와 마사대부심사(마방배정심사)를 주관하는 마사회가 쥐고 있다. 마사회를 정점으로 조교사와 기수·마필관리사가 피라미드형 위계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문 기수는 기수 생활에 한계를 느껴 2015년 조교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4년 넘게 마방을 얻지 못했다. 최근 2년 새 조교사 3명이 면허 취득 후 평균 1년6개월 만에 마방을 배정받았다.
문 기수는 유서에 “마사회 높으신 양반하고 친분이 없으면 (마방 임대가) 안되는 거지 같은 경우”라고 적으며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마방 배정 과정에서 마사회 간부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등을 지난해 12월부터 조사 중이다. 문 기수의 유서 내용이 공개되고, 비난 여론을 의식한 마사회가 직접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마사회는 경찰 조사 직후 마방 임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은 마사회 간부를 직위 해제했다.
ㄱ조교사는 최근 마방 임대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ㄱ조교사를 26일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착 의혹이 제기된 마사회 간부와 다른 조교사 3명도 소환 조사했다.
심윤지·조문희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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