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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등록금 깎아 달라"..대학 온라인 강의 불만 속출

박은주 입력 2020.04.0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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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개강을 연기하면서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죠.

이런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서 등록금 일부를 환급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강 연기로 수업일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온라인 서버가 마비돼 강의를 들을 수 없게 되거나 수업 질도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뉴스따라잡기에서 그 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한 대학 캠퍼스입니다.

온라인 강의로 수업이 대체 되면서 교정은 한산한 모습입니다.

3주째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이 학교 재학생 A 씨,

면대면 강의보다 수업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A 씨 대학생/음성변조 : "강의가 올라왔기에 휴대폰으로 잠깐 살펴보려고 했는데 당황했죠. 설마 이게 수업인가 하고."]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 사람은 담당 교수가 아니었습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의 영상이 그대로 올라와 있었는데요.

[A 씨 대학생/음성변조 : "교수님이 진행하는 게 아니라 제3의 누구인 지도 모르는 분이 지금 수업을 하고 계시거 든요. 아예 통으로 유튜브로 대체해 버린 그런 상황이에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A 씨 대학생/음성변조 : "왜 이런 내용을 다루는지 강의 계획서하고 책에 대한 내용은 일절 언급이 없기 때문에 교재로서의 기능은 전혀 사실상 못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몇몇 교수님들 같은 경우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질 낮은 수업을 계속 들어야 하는 학생들.

하지만 대학 측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입니다.

[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수업의 질에 대한) 그런 부분들은 학생과 교수님과의 소통이 지금 될 수 있도록 장을 열어놨거든요. (학생과 교수가) 소통을 하시면 될 거 같긴 하고요. 학교 측 입장을 말씀하시면 아직 저희는 그것에 관련해서 (대책을) 논의한 적은 없고요."]

다른 대학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강의 프로그램 서버가 다운되거나 접속 지연 등의 문제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한국외국어대학교 재학생/음성변조 : "서버 안정성이 굉장히 문제가 됐고요. 실제 로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없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많은 혼선을 빚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음질도 굉장히 대면 강의에 비해 서 떨어질 수밖에 없고 집중력이 많이 떨어 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외대에서 한 교수가 강의 도중, SNS로 음란물을 전송받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재학생/음성변조 : "굉장히 많이 당황했고요. 우선 그 교수님이 1학년을 포함해서 졸업하기 전까지 꼭 들어 야 하는 필수교양의 담당 교수님이어서 굉 장히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는 교수님이셨 고요. 그래서 아마 많은 학우들이 충격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의 강의는 사전에 녹화된 것이었는데요.

그럼에도 재검토 없이 강의 동영상을 올린 것에 대해 학생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재학생/음성변조 : "성적으로 굉장히 예민하고 이슈가 많은 시 기인데 아무래도 책임이 필요한 위치이고 교 단에서 물러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대학 측은 해당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갑작스런 온라인 강의 결정에 곤혹스러운 것은 대학교수들도 마찬가집니다.

[B 대학교수/음성변조 : "예전 같으면 반나절이면 끝났을 강의 준비 시간이 거의 밤을 새워서 꼬박해야지 시간 적으로나 되게 정신적으로나 굉장히 강도가 세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상황인 거죠."]

[C 대학교수/음성변조 : "정말 수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에 대한 이 야기는 하기가 힘들어요. 불가능한 일을 지 금 하고 있는 거예요, 억지로. 그래서 저 같으면 한 학기 그냥 쉬었으면 좋겠어요, 전체가 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온라인 강의 연장 방침을 밝히고 있는데요.

특히 실기와 실습과목이 필요한 학생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고성우/예술대학생네트워크 운영위원 : "장비나 공간 같은 게 없으면 수업 자체가 진행이 안 되는 게 많거든요. 학습권 침해가 크고 지금은 강의를 안 하는 학과들도 많습니다."]

피아노과에 재학 중인 김서정 씨.

학교 연습실을 사용할 수 없다 보니 학생들은 외부 연습실을 빌려 악기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김서정/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회장 : "다른 단과대들보다 음대가 등록금이 비싸다 고 저희가 합의하고 인정했던 이유는 첫째 로는 일대일 개인 레슨이 있었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시설 사용료가 굉장히 컸다고 생 각해요. 음악대학 특성을 무시하고 그냥 지 금의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각각의 (개인)책임으로 하는 것은 약간 우려가..."]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대학 온라인 강의의 문제점이 계속되자 일부 대학생들은 등록금 감면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등록금 재논의 요구에 응답하라! 응답하라! 응답하라!"]

[재학생/음성변조 : "학교 서버가 자주 문제가 생겨서 수업 못 듣는 학생이 나오고 그에 따라서 피해를 받 는 학생과 학점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학 생들을 고려한다면 (이전과) 똑같이 등록금을 내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이에 대한 논의조차 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립대 관계자/음성변조 : "환불이나 이런 쪽에선 저희 학사 업무팀 입 장에서는 아직 얘기한 적은 없고요. (교육부에서도) 그런 내용은 전해들은 게 없기 때문에 입장을 이야기할 순 없겠네요."]

대학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비용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그렇다면 교육부의 입장은 어떨까요?

[교육부 관계자/음성변조 : "등록금 책정의 권한이 대학교의 총장님들한 테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정하 는 상황이기 때문에 등록금 인하를 일률적 으로 (교육부에서) 이야기하긴 어렵고."]

등록금 환급은 대학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교육부,

학생들만 계속해서 피해를 입어야만 하는 걸까요?

일부에서는 등록금 감면이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안진걸/민생경제연구소 소장 : "현행고등교육법이나 등록금의 규칙에도 천 재지변 등의 사유가 있을 때는 등록금을 감 면할 수 있다고 근거 규정이 이미 나와 있 고요. 대학도 정부도 무조건 안 된다는 식으로만 접근하는 건 문제가 있다..."]

코로나19로 일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만큼, 지금 상황을 천재지변에 준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대학'이냐는 조롱까지 받고 있는 대학가, 온라인 강의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이제는 학생들의 분노에 명확한 답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박은주 기자 (winepar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