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녹화자료 재탕 수업, 더이상 못참아" 대학생들 '부글부글'

김도엽 기자 2020. 4. 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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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대학에서 지난달 16일부터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지 보름을 넘겼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여전해 연장이 유력한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학생들은 대학이 온라인 강의 시점 연장을 검토하면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아 혼란이 가중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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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온라인 강의에 불만 폭주..실습 많은 교대·예체능계는 '막막'
"명확한 대면 강의 날짜 몰라" "등록금 일부 돌려달라" 대책 촉구
코로나대학생119 회원 등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앞에서 '대학생 550명 입학금, 등록금 환불신청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피해를 대학이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입학금, 등록금 환불과 대학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2020.4.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온라인 강의가 시작된지 3주째 강의 하나 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교수님과 행정실은 연락도 안된다. 1시간30분 짜리 강의를 20분 길이의 영상으로 대체했다. 심지어 최근에 찍은 것도 아니고 오래전 녹화해둔 영상을 그대로 복사했다"(경희대)

"의류학과생이고 졸업 준비 중이다. 5·29 예정된 쇼가 6월, 8월로 밀리고 있다. 샵 대관, 위약금 등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더 늦춰지면 졸작을 못하거나 타 쇼와 같이해야 한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6월 이후에 취직을 준비하려 했는데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다"(A대)

"사진 수업에서 카메라, 조명 등 기존 학교에서 제공하고 있었던 고가의 장비를 쓸 수 없는 상태다. 장비에 대한 사용도 등록금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제 제출을 위해 추가로 돈을 들여서 장비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B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대학에서 지난달 16일부터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지 보름을 넘겼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여전해 연장이 유력한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1일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등교 강의 시점을 두고 추가 연장했거나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이미 대면 강의 시점을 다음달로 미뤘다.

일부 교수는 강의계획서에 연락처, 메일 등을 남기지 않아 질문 등을 하려는 학생과의 소통이 힘든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 때문에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매주 들어야 할 강의만 늘어나며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중이다. 특히 실습 위주로 커리큘럼이 짜여진 디자인·사진·체육·교대 등은 사실상 실습이 멈추면서 일반 학생들보다 불만이 더 컸다.

사실상 실시간 강의가 처음인 교수들로부터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선 한 교수가 실시간 온라인 강의 도중 SNS로 음란물을 전송받는 모습이 그대로 송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생들은 대학이 온라인 강의 시점 연장을 검토하면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아 혼란이 가중된다고 지적한다. 학생들은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로 대체', '14일 대면 강의 실시 공식 확정' 등 명확한 입장을 내달라고 입을 모은다.

대학 중 고려대, 연세대는 각각 다음달 2일, 12일까지 온라인 강의를 연장하겠다고 빠르게 발표했다. 반면 건국대, 동덕여대, 숙명여대, 숭실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등 주요 대학은 이달 13일까지 온라인 강의를 실시하겠다는 발표를 한 후 추가 연장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입장이 없다.

대학들은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유학생을 고려해 대면 강의를 할지 여부를 당장 결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에 부랴부랴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며 일부 강의가 미흡한 점이 있다고 토로한다.

코로나대학생119 회원 등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앞에서 '대학생 550명 입학금, 등록금 환불신청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피해를 대학이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입학금, 등록금 환불과 대학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2020.4.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3주째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은 부실한 수업만큼 등록금을 환불·인하해달라고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약 13만7000여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청원인은 "단시간 내에 생산될 수밖에 없는 온라인 강의는 평소 오프라인 강의 수준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질적으로 강의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은 등록금 인하로 이에 대한 일부 보상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환불 요구 행동에 나서고 있는 '코로나대학생119'는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등록금 일부 환불, 입학금 전액환불신청을 받으며, 전국 44개 대학과 6개 대학원생들로부터 총 550개의 피해사례를 받았다고 밝혔다.

코로나대학생119는 "대학은 스스로를 코로나19 사태 피해자로 규정하며 서버구축비, 방역비용 등 예상치 못하게 사용한 비용을 교육부에 청구하고 학생들에겐 고통 분담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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