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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가 빼앗아간 막내 구해주세요".. 청와대 앞 눈물의 모정

글·사진=임보혁 기자 입력 2020.04.02. 00:03

"한때 세 명의 자식이 모두 신천지에 빠졌던 걸 생각하면 피눈물이 흐릅니다. 모두 제 잘못이라 생각하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팻말을 들었습니다. 지금도 신천지에 세뇌당해 로봇처럼 조종당하는 막내 아이가 하루속히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J씨는 막내가 신천지에 세뇌당해 로봇처럼 모든 걸 보고하며 조종당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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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녀 모두 미혹됐다가 둘만 탈출.. 지도부에 세뇌 당해 3년째 가출 중
J씨가 지난 30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신천지의 폐해를 알리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손에 든 팻말에는 신천지 간부가 그의 자녀들에게 텔레그램으로 지시내린 내용이 적혀있다.

“한때 세 명의 자식이 모두 신천지에 빠졌던 걸 생각하면 피눈물이 흐릅니다. 모두 제 잘못이라 생각하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팻말을 들었습니다. 지금도 신천지에 세뇌당해 로봇처럼 조종당하는 막내 아이가 하루속히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25살 된 막내가 신천지에 빠져 3년째 가출 중이라는 J씨(56·여)는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일주일 넘게 1인 시위를 하며 신천지의 폐해를 알리고 있는 그를 30일 만났다.

J씨는 막내에게 혹시나 해가 될까 싶어 성별을 밝히는 것도 조심스러워했다. 신천지에 빠진 세 자녀는 2016년 2월 가출했다. 2년간 설득한 끝에 첫째가 이단 상담을 받고 나머지 자녀들은 첫째의 결정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결국 첫째와 둘째는 회심해 정통교회로 돌아왔지만, 막내만은 신천지 측에서 놔주질 않았다. J씨는 막내가 신천지에 세뇌당해 로봇처럼 모든 걸 보고하며 조종당하고 있다고 했다.

2017년 자녀들이 가출한 뒤 신천지 지도부의 지시를 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그 근거다. 이 내용은 두 자녀가 회심한 뒤 공개됐다. 그 속에는 ‘부모님께 연락 와도 받거나 (문자) 읽지 않기’ ‘(부모님과) 싸움이 있더라도 계속 맞서야 함’ 등 신천지 측이 가족 관계까지 통제하며 지시 내리는 정황이 담겨 있었다. J씨가 당시 두 자녀에게 이단 상담을 권유한 사실을 알고 있던 신천지 측은 ‘상담받는 대신 우리 쪽(신천지)에서도 요구조건을 내세워야 한다’며 세세하게 J씨의 두 자녀를 통제했다. 첫째도 ‘섭외부에서 승인이 나게 되면 (일단 집으로) 들어갈 예정이다’며 신천지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J씨는 “신천지는 이단 상담을 종용하는 부모에 대응하기 위해 16가지 상황까지 가정해 대처한다”면서 “신천지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매일 보고하게 만들고 세부 대응 지침을 내리며 통제한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교리에 세뇌돼 있어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상태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했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이단에 빠져 정상적 사고가 어려워지는 이유를 ‘전형적 인지 부조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탁 소장은 “이단에 빠진 이들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면서 “옳지 못한 것을 발견해도 옳은 것으로 합리화하게끔 만드는 요소가 종교적 문제에서는 무척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J씨는 “신천지는 한번 들어가면 본인의 의지로는 나오기 힘든 곳”이라며 “신천지 지도부를 빼고는 모두 사기당한 불쌍한 피해자들이다. 사랑과 배려로 품어줘야 할 똑같은 주님의 자녀들인 그들을 사회나 교회에서 정죄하지 말고 예수의 사랑으로 품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고는 다시 팻말을 들었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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