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피해자라는 이수진, 재판에 나온 동료 수첩엔..
양승태 시절 법관 해외파견 로비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재판이 진행될수록 '사법 농단의 최초 폭로자'로 알려져 왔던 이수진〈사진〉 전 부장판사의 숨겨진 모습이 한 꺼풀씩 벗겨지며 드러나고 있다. 이 전 부장판사는 '사법 농단'에 맞서다 인사 불이익을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해왔으며, 이번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공판에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이 증인으로 나와 이 후보 관련 내용을 증언했다. 이 전 위원은 2017년 1월 법원행정처가 법원 내에서 이념 성향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학술대회를 우려하자, 당시 인사모 소속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던 이 후보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이 후보가 양승태 행정처와 긴밀한 관계였음을 시사하는 말이었다. 앞선 검찰 조사와 재판에서도 이 전 위원은 "이 후보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상고법원 추진을 도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히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위원의 업무수첩에는 이 후보 관련 대목이 자주 등장한다. 이 수첩엔 '이수진 생일' '이수진 상담' '이수진 연락' 등과 같은 내용뿐 아니라 '이수진 수고비'라는 말까지 나온다. 양승태 행정처의 고위 간부였던 이 전 위원이 이 후보와 수시로 연락하며 그의 생일까지 챙겼을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는 뜻이다.
또 '이수진 판사'라는 말 옆에 진보 성향의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판사들의 동향 등이 적힌 메모도 있다고 한다. 인권법 멤버였던 이 후보가 이규진 위원에게 말한 얘기를 적은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하나가 2017년 초 산행(山行) 메모다. 당시 박시환 전 대법관과 인권법 판사였던 김기영 헌법재판관, 김영식 청와대 법무비서관, 이탄희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등이 함께 등산을 갔는데 이 자리에서 인권법 판사들이 박 전 대법관을 차기 대법원장으로 추대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후보는 2015년 양승태 대법원이 해외 파견 법관 증원(增員)을 위해 외교부 담당자를 상대로 '로비'하는 과정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외교부 담당 과장과 대학 동창인 이 후보가 관련 자리를 주선해주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본지 취재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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