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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선시켜 달라" 美항모 루스벨트 SOS

조재희 기자 입력 2020.04.02. 03:45 수정 2020.04.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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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명 중 100여명 코로나 감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 핵추진 항공모함 루스벨트함〈사진〉의 함장이 "우리를 (육지에) 내려달라"며 'SOS'를 보냈다. 루스벨트함의 브렛 크로지어 함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국방부에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 아니다. 승조원들은 죽을 필요가 없다.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자산인 우리 요원들을 관리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고 썼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보도했다. 루스벨트함은 현재 미국령 괌에 정박해 있으며, 지난달 24일 승조원 3명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인 뒤 탑승 승조원 4000여 명 전원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미 해군은 구체적인 확진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루스벨트함 승조원 중 100명 이상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4페이지짜리 편지에서 크로지어 함장은 "단지 소수의 환자만 배에서 내렸을 뿐 대부분은 항모에 머물고 있다"면서 "군함의 특성상 여기서는 14일간의 격리도, 사회적 거리 두기도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도 바이러스는 퍼지고 있고 환자는 급격히 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모든 함정 요원을 위한 육상 격리 공간을 요청한다"고 했다. 함장은 또 "운용 중인 미 해군 핵항모에서 승조원 대부분을 내리게 하고 2주 동안 격리시키는 건 이례적인 조치이지만 감수해야 한다"며 "젊은 군인을 항모에 그대로 두는 건 불필요한 위험"이라고 했다.

해군 측은 함장의 이 요청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해당 뉴스가 확산하자 토머스 모들리 미 해군장관 대행은 CNN에 "우리 사령부는 지난 일주일 동안 승조원들을 괌에 있는 숙소로 옮기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침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텔 대여를 비롯해 텐트 형태 시설을 마련하는 문제를 현지 주정부와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항모는 무장을 하고 있고, 전투기도 탑재돼 있기 때문에 크루즈선과 같은 방식으로 다룰 수 없다"고 했다.

루스벨트함은 전투기 60대, 미사일 격납고 590개를 가지고 있다. 길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눕힌 것과 비슷하며 '큰 지팡이'란 별명이 있다. 웬만한 나라의 군사력을 압도하는 전력으로 미군의 태평양 방어를 담당하고 있다.

2017년 말 미·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루스벨트함은 다른 항공모함과 한반도 주변에서 훈련하며 대북 압박에 나선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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