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文 교도소' 사과한 날, 황교안 'n번방 호기심' 또 논란

김주영 2020. 4. 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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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에도 비판 쇄도..잇단 발언 논란 악재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서 운영자뿐만 아니라 회원들까지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호기심에 방에 들어왔다가 막상 보니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설수에 올랐다. 황 대표는 “법리적 차원에서 한 일반론적 얘기였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서 비판이 쇄도했다. 이날은 통합당이 전날 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교도소 친환경 무상급식’ 발언 논란에 공식 사과한 날이다. 잇단 발언 논란이 통합당에 악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대표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의 대표도 처벌하고 구속했지만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황 대표는 “전체적으로 오랫동안 n번방에 들락날락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가입자 중 범죄를 용인하고 남아있었거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 대표의 ‘호기심’ 발언은 텔레그램을 설치해야 하고 방에 들어가선 운영진에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송금해야 강제 퇴장당하지 않는 n번방의 특성상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황 대표는 토론회 종료 후 4시간여 만에 입장문을 내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에는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황 대표는 또 “n번방 사건의 가해자와 관련자 전원은 이런 일반적인 잣대에도 해당될 수 없다”며 “용서받을 수도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되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이들 전원이 누구고 무슨 짓을 했는지 국민 앞에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토론회 기조연설에서도 n번방에 돈을 내고 참여한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세종문회관 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대응공동위원회가 ‘n번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정치권에선 비난이 빗발쳤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n번방 사건에 대한 황 대표의 몰지각한 호기심 발언이 국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며 “황 대표는 n번방 가입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하고 끔찍한 범죄 가해자에게 관용을 베풀고 싶은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민주당이 참여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김홍걸 후보는 페이스북 글에서 “전직 법무부 장관이란 분이 대체 누구의 표를 얻기 위해 이런 발언을 하는 걸까”라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일삼는 이런 분들은 앞으로 정치판에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보도자료를 내 “n번방 사건의 참여자들은 단순히 ‘시청’한 게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폭력을 함께 모의하고 부추기는 적극적인 가담자”라며 “황 대표의 발언은 매우 문제적이다, 당장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과 사실상 ‘반문 연대’를 결성한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국민의당 김예림 선대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는 반인륜적 성착취 범죄도 그저 호기심에 돌담 넘어 남의 집 훔쳐보는 수준의 경범죄로 여기는 모양”이라며 “이 와중에 가해자를 두둔하는 황 대표는 ‘공감능력 제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통합당 박형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전략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의 한 방송에서 진행자가 문 대통령을 겨냥해 “임기 끝나고 나면 교도소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전국 각지에서 우리 후보들이 정말 열심히 잘 싸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말 한마디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음을 숙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와 함께 통합당의 총선 ‘투톱’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유튜브 발언 논란에 대해 이날 진행자 박창훈씨를 가리켜 “지각없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했다”고 일침을 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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