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스 따라잡기] 봄꽃 축제 줄줄이 취소..현장은 지금?

박은주 입력 2020.04.02 08:39 수정 2020.04.02 09: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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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어디를 가도 활짝 핀 벚꽃을 볼 수가 있죠.

꽃구경으로 한창 들뜰 때지만 꽃을 봐도 마음이 편친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의 꽃축제가 전면 취소됐기 때문인데요.

지역 주민들은 안도하지만, 상인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시민들은 꽃구경에 나서기도 하는데요.

봄꽃 축제가 취소된 현장, <뉴스따라잡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남 진해의 벚꽃 군락지.

하얀 벚꽃이 만개했지만 사람들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4백만 명이 다녀간 국내 최대 '벚꽃 축제' 장소지만 올해는 코로나 19로 축제가 취소되고 통행로도 전부 폐쇄했습니다.

57년 만에 처음입니다.

[황규종/창원시청 문화관광국장 : "진해 군항제가 개최 한 달 전에 취소했습니다. 그뿐만 아니고 또 우리 이 지역의 주민들이 폐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런 의견을 주셔서 이렇게 폐쇄를 하게 됐습니다."]

폐쇄 조치로 인해 인적이 끊긴 거리.

관광객들은커녕 주민들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관광객/음성변조 : "1년을 기다린 만큼 다소 아쉽기는 한데 그래도 이게 코로나를 막기 위해서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례 산수유 축제에 갔던 관광객 중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지난달 21일 전해지자 이곳 주민들도 불안에 떨었는데요.

이제야 한시름 놓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곽미영/인근 주민 : "아직까지 여기 진해는 청정지역이라 그래서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사람이 몰릴까 봐 걱정했는데 통제시키고 그러니까 사람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안심이 좀 되고 있거든요."]

[손순덕/인근 주민 : "진짜 잘 됐어요. 저거는. 전국에서 몰려오면요. 그거는 우리 시민한테 폐가 됐으면 됐지, 이로운 건 없지. 한해만 참아주면 다음에 와서 많이 구경하시라고 좀 전해주세요. 미안하다고 그러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축제 최소를 반겼지만, 상인들은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습니다.

[인근 상인 : "코로나 때문에 거리 두기 이런 것도 맞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자영업 입장에서는 원통하고. 매출 자체가 없어요. 사람이 하나도 없잖아요. 동네 주민도 안 나오고 있으니까…."]

매출 대부분이 벚꽃축제가 열리는 지금 시기에 나오는데, 개점 휴업 상태다 보니 아예 문을 닫거나 폐업까지 고려하는 상점도 늘고 있습니다.

[문진희/인근 상인 : "저희 이제 한 달도 안 됐는데 지금 문 닫을 판이에요. 너무 안돼서……. 한 철 장사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이제 코로나도 좀 있지만 으쌰으쌰 이겨내자 해서 열었는데 너무 장사가 안되고……."]

진해를 시작으로 전국의 벚꽃 축제는 사실상 전면 취소된 상황인데요.

그런데도 상춘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는 곳도 있습니다.

해마다 둑방길을 중심으로 벚꽃축제가 진행됐던 서울 중랑천 일대.

축제 취소로 운동기구 등은 막아놨지만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다 보니 통행까지 막진 못했는데요.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봄꽃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길가가 붐빕니다.

[이은비/충북 제천시 : "벚꽃 필 시기도 됐으니까 어디가 좋을까 하면서 같이 데이트 왔습니다. 사람이 그래도 그나마 덜 몰리는 쪽을 알아보게 됐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곳을 알게 돼서 이쪽으로 왔어요."]

마스크를 쓴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쓰지 않은 사람도 간간히 보이는데요. 몰려드는 사람들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무색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인원이 너무 많아서 50cm 간격도 유지하기 힘들겠더라고요."]

동대문구청 블로그에는 이를 우려하는 주민의 글도 등장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안전거리 유지가 안 되면 야외도 실내만큼 위험한 공간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해서 염려스러워서 구청에 문의를 해봤는데 통행객 제재라든지 그런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시다고 하시더라고요."]

벚꽃축제로 유명한 또 다른 곳이죠. 여의도 윤중로입니다.

축제는 취소됐고 어제부터 차량 통제를 시작했는데, 오늘은 보행까지 전면 금지됩니다.

하지만 차량을 통제 중인 어제도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폐쇄가 아쉽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하승희/서울시 양천구 : "폐쇄는 조금 좀 너무한 것 같아요. 마스크 쓰고 손 소독제 잘하고 관리를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데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다 폐쇄를 하거나 그러는 것은 너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찾아오는 상춘객을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상황.

지자체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경주에서는 아예 벚꽃놀이에도 드라이브 스루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경찰관을 투입해 차 안에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건데요.

[남교모/경주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사 : "지금은 아예 주정차를 못 하게 하고 차를 타고 이동을 하면서 벚꽃을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관광객들은 반기는 분위깁니다.

아예 드라이브 스루로 유도를 하니 마음이 편하다는 건데요.

[박유진/경북 포항시 : "여기서 봐도 충분히 다 예쁘게 보이고 카메라로 찍을 수 있고 차들도 다 천천히 가주고 하니까 예쁘고 괜찮은 것 같아요."]

벚꽃 현장을 생중계하는 곳도 있습니다.

축제 취소로 석촌 호수의 출입이 금지되자 송파구는 원래 축제 기간인 12일까지 방송을 통해 벚꽃 현장을 전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연교흠/송파구청 미디어전략팀장 : "석촌 호수를 산책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하는 콘셉트고요. 다른 하나는 벚꽃 라이브로 리포터가 석촌호수 곳곳을 소개하며 실시간으로 현장감 있게 전달하는 콘셉트입니다."]

아직은 방송 초기지만 반응은 좋은데요.

[연교흠/송파구청 미디어전략팀장 : "직접 가셔서 보실 순 없지만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석촌 호수의 벚꽃을 보며 많은 분들이 봄의 따스함과 희망의 기운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이어지는 요즘, 봄 축제 현장의 위험성은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연일 우울한 때지만, 마음을 달래는 봄꽃 구경도 좀더 신중하고 지혜롭게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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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inepar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