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재난지원금 주세요" 세금내는 외국인 국민청원

박기락 기자,김도엽 기자 2020. 4. 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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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게시판에 청원 이어져..독일, 외국인에도 지원금 지급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김도엽 기자 = "우리도 세금내는 데 왜 재난지원금 안주나요."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도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하 재난지원금)을 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외국인 가구의 경우 국내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가 정한 소득하위 70%에 해당하더라도 1400만가구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달리 독일의 경우 내외국인을 구별하지 않고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외국인 차별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세금내고 있는 외국인도 재난지원금 받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2487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대한민국에 체류하고 있는, 합법적인 취업비자를(장기비자) 가지고 있고 세금도 꼬박꼬박 다 내고 있는 외국인도 재난지원금과 아동수당을 받게 해주세요"라며 "여려운 시기에 힘들게 버텨가고 있는 외국인가족과 아동들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나치지 마시고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앞서 정부는 재난지원금 도입을 발표하며 소득 하위 70% 이하에 해당하는 1400만가구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대상 기준이나 규모가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가 밝힌 1400만가구로 추산해 볼 때 애초 정부가 지급대상에서 외국인은 제외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총가구수는 2049만9543만가구다.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우리나라 총가구에 대해 전수조사된 수치다.

총가구는 일반가구 1997만9188가구, 비혈연 집단가구 7082가구, 집단시설 집단가구 1만127가구, 외국인가구 50만3146명으로 구성됐다.

정부 기준인 소득하위 70%를 단순히 전체 가구의 70%선으로 보자면 총가구 2050만가구의 70%는 1435만가구다. 반면 50만 외국인가구를 제외한 비혈연·집단가구 등을 포함한 일반 가구 1999만6397가구의 70%는 약 1400만가구라는 계산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 역시 "보통 통계에서 가구의 의미는 (외국인 가구를 제외한) 일반 가구를 기준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더라도 국내 거주 외국인 가구는 애초에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은 외국인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연방 정부는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생계지원을 위해 프리랜서, 자영업자, 최대 5명의 정규직원을 보유한 회사에 기본 5000유로(약 673만원)를 지급하고 추후 3개월 내까지 9000유로(약 1212만원)를 추가 지원한다. 최대 10명의 직원을 보유한 회사에 대해서는 1만5000유로(약 2020만원)를 지급한다.

특히 프리랜서, 자영업자,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 '코로나19 즉시 지원금'은 국적과 상관없이, 세금 번호를 받아 수익 활동을 하는 모든 내·외국인이 지급 대상이다.

이밖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30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침 발표 이후 재난지원금 관련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실업급여 대상자도 재난지원금을 달라는 청원글도 올라왔다. 정부가 아직 실업급여 대상자를 제외한다는 방침을 밝히지 않았지만 서울시 재난생계지원금 대상에서 실업급여 수령자가 제외되면서 정부 재난지원금에서도 제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산 것이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관련해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후속 기준을 마련 중이며 이르면 다음 주 재난지원금 소득 하위 70% 산정 기준과 지급 대상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TF는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 중 소득은 적지만 재산이 많거나 부동산, 금융재산 등이 많은 고소득자를 골라내 실질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적정 기준선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kirock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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