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교민 26명 이송, 한계때마다 하늘서 해결책 뚝"

민선희 기자 2020. 4. 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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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주재 대사, 긴박했던 교민 이송작전 소개
"남은 220여명 교민 안전 최선 다할 것" 각오도
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입국자들이 관계자들로 부터 안내를 받고 있다. 2020.4.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마다가스카르에서 우리 국민 26명이 지난 1일 귀국했다. 이들이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온 데는 주마다가스카르 대한민국대사관과 마다가스카르 한인회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임상우 주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은 마다가스카르를 분명히 기억한다"며 "지난 10여일 간 우리 교민들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펼친 전세기 귀환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썼다.

임 대사는 "지난 10여일 간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기까지 가면 되는데,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딱 여기까지구나' 싶은 순간마다 하늘에서 해결책이 뚝 떨어졌다"고 전세기 투입 경과를 설명했다.

임 대사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마다가스카르에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모든 항공기의 운항이 중단됐고, 다음날 바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에 우리 대사관에서는 한인회와 긴급대책 회의를 열고, 전세기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1차 조사 결과 80여명이 귀국 희망 의사를 표했고, 항공사들과의 협의 끝에 에티오피아항공의 100인용 전세기를 임차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 그러나 최종 수요조사를 진행하자 신청자는 26명으로 줄었다.

임 대사는 "전세기 임차는 전적으로 교민들 부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26명이 100인승을 임차하면 1인당 부담액이 거의 4000달러 가까이 되는 상황이라 전세기 임차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마다가스카르 주재 미국대사에게서 한국 전세기에 미국인들을 태워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일본, 독일, 영국 등 여타 대사에게 연락을 하니 모두가 자국민을 태우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임 대사에 따르면 노력 끝에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호주, 노르웨이 6개국으로부터 71명을 추가로 모집했고, 전세기 탑승자가 97명이 돼 1인당 전세기 비용 부담액이 1000달러 상당으로 줄었다.

마다가스카르 정부로부터 전세기 특별운항 허가도 무사히 받아냈다. 임 대사는 "유럽의 제3국가 두 곳이 전세기 특별 운항 허가를 받지 못해 걱정했는데, 마다가스카르 정부가 이틀 만에 허가를 내줬다"며 "전세기 운항 허가를 한국 대사관이 단독으로 받았지만, 탑승객은 다국적이라는 사실이 작용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세기 임차계약은 쉽지 않았다. 대사관에서는 탑승객들이 먼저 계약금 10만달러를 완납하도록 하고, 임차계약서 없이 항공 운항을 진행하려 했으나 에티오피아 항공에서는 대표자가 있는 계약서 서명을 요구해왔다. 해당 전세기의 경우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전세기가 아니기 때문에 대사관이 계약 주체로 나설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었다.

임 대사는 "이 때 마다가스카르 한인회장님이 구세주처럼 나서주셨다"며 "계약서상 한국인들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는 단서조항을 포함시킬수 있다면 서명하시겠다고 했고, 에티오피아항공도 이를 수용했다"고 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우리 교민들을 출발시간 3시간 전 공항에 집결시키는 일이었다.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9~10시간 차로 이동해야하는 타바타브 지방에 있는 16명의 교민이 관건이었다.

임 대사는 "타마타브에서 이동하는 16명 중 아동이 9명이나 됐다"며 "도로가 꼬불꼬불하고 차 사고도많이 일어나는 길이라 육로이동은 가능한 피하고 싶은 선택지였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마다가스카르 정부에서 전세기 출발 하루 전인 30일 소형비행기 운항 허가를 내줬고, 지방에 있던 우리 교민들은 무사히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임 대사는 "3월31일 오후 2시30분 에티오피아 항공이 우리 교민 26명을 태우고 안타나나리보의 이바투 국제공항을 이륙할 때 정말 눈물이 나올 뻔 했다"며 "이제 이곳에 남은 220여명 교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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