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번엔 신체비하 "키 작은 사람 비례 투표용지 못 들어" [총선 D - 12]
[경향신문] ㆍ“n번방 호기심 회원” 발언 파문 하루 만에 또 ‘설화’
ㆍ김종인 격노…유승민도 “14일 밤 12시까지 제발 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4·15 총선 선거운동 초반에 연이은 구설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황 대표는 2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유세에서 길이가 48.1㎝에 달하는 4·15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두고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대표 후보 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을 신체 비하 발언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지난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참여 회원의 신상을 전부 공개 가능한지 묻자 황 대표는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후 성착취 범죄를 ‘호기심’ 차원으로 축소시킨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황 대표는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을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박형준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회의에서 “말 한마디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음을 숙지해야 한다”며 ‘말실수 주의보’를 내린 당일 당 대표가 설화를 일으킨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달 28일에도 페이스북에 “교회 내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한다”고 써 정치권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의 잦은 말실수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황 대표와 서울 종로 한 중식당에서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 양측은 선거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했지만 김 위원장이 황 대표에게 ‘말실수’ 주의를 당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전날 황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을 듣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의원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유세를 마치고 “4월 14일 밤 12시까지 제발 수도권 민심에 역행하는 실수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황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보수가 새롭게 태어나서, 한마디 한마디 언행이 수도권의 젊은층, 중도층, 또 지지 정당을 정하지 않은 분들의 마음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무당층을 잡기 위해 김종인 선대위원장까지 삼고초려해서 모셔왔는데 정작 당 대표가 계속 표를 깎아먹고 있다”면서 “n번방 호기심 발언은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한 후보 측은 “박빙 상황에서 또 무슨 실수가 나올지 불안불안하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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