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핫플] 정동영 "호남 싹쓸이, 文정부에 독 될 것"

전주/주형식 기자 2020. 4. 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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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을 위해 자신들을 찍어달라’고 하는데 그건 말이 안 됩니다. 민주당의 호남 싹쓸이는 문 대통령에게 독(毒)이고, 전주 지역 발전에도 독이 될 겁니다.”

/정동영 후보 측 전북 전주시병에 출마한 민생당 정동영 후보가 28일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제12회 온난화 식목일 나무 심기 및 국회의원 후보자 환경정책 협약식'에 참석한 모습.

전북 전주시병에 출마한 민생당 정동영(67) 후보는 30일 “호남 지역 후보들은 문 대통령 뿐 아니라 민주당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앞세운 마케팅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묻지마식’ 당 바람 밑에 숨어 토론회장에 나오는 것을 겁내고 있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문 정권의 발전을 위해선 건전한 개혁, 정책 경쟁이 있어야 한다”며 “자만하는 민주당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선 정동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상대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성주(56) 후보다.

두 사람은 4년 전인 20대 총선에서도 맞붙었다. 당시 정 후보(6만1662표)가 989표 차이로 김 후보(6만673표)를 꺾었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선후배 사이다. 김 후보는 1996년 정계에 입문해 총선에 출마하던 정 의원의 선거기획팀에 참가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정책공약을 담당하는 등 10년간 브레인 역할을 했다. 정 후보는 “코로나 상황에선 ‘위기 해결사’가 필요하다. 24년 정치 경험의 베테랑 정동영이 제격”이라며 “김 후보에게 내세울만한 정치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리턴매치가 성사되면서 전주시병은 전북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전주병 선거구는 정 후보에겐 정치적 고향이다. 정 후보는 정계 입문 후 첫 선거였던 1996년 15대 총선 때 이곳에서 전국 최다 득표율로 당선된 데 이어 16대 총선에서 재선 고지에 올랐다. 2007년 17대 대선 패배와 2008년 18대 총선 낙선 이후 2009년 이곳 재보궐선거에 나와 당선됐다. 당시 구호는 ‘어머니, 돌아왔습니다’였다. 그는 서울 강남을과 관악을에서 두 번의 낙선 뒤 지난 총선에서 전주병으로 다시 돌아와 당선됐고, 이번에 5선에 도전한다.

30일 찾은 정 후보의 사무실에는 지지자들 5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한 여론 조사에서 밀리고 있다는 소식에 걱정돼 응원 차 왔다”고 했다. 정 후보는 “난 지금 민주당 지지율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솔직히 버겁긴 하다”며 “하지만 전주 시민들에게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매일 오전, 오후 헬멧과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고 동네 인사를 돈다. 이날 정 후보를 알아본 한 시민이 “민주당도 한 번쯤 정신 차려야 한다. 꼭 이기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정동영 후보 측 민생당 정동영 후보가 최근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주시청 이전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내세우는 비장의 무기는 ‘전주 시청 이전’ 공약이다. 현재의 전주시청을 덕진구 인후동 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 부지 또는 여의지구로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조선 문화의 본향인 전주 이미지와 결합된 조선 건축양식을 담은 ‘미래 200년 신청사’ 만들겠다”고 했다. 정 후보는 “현재 인후동과 금암동은 오랫동안 도시개발이 없어 도시의 유령화를 걱정하고 있다. 시청이 이전하게 되면 새롭게 인구가 유입되고 학생들도 늘어나 상권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장점으로 ‘청렴함’을 꼽았다. 정 후보는 “24년 정치 하면서 돈 스캔들에 휘말린 적도, 부패 혐의를 받아본 적도 없다”며 “반면 김 후보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재직 시 전산시스템 구축사업 관련한 비리 의혹이 있다. 김 후보는 이제라도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전북의 올해 예산은 7조6000억원으로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 1등이다. 해방 이후 1등을 한 건 처음인데, 이는 민주당이 아닌 ‘4+1’ 다당제 덕분이었다”고 했다. 이어 “정동영이 전북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예산 편성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을 안다면,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는 건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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