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 한줄에.. 국제유가 출렁

조재희 기자 2020. 4. 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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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푸틴 감산" 글에 폭등
러시아가 부인하자 혼조세 돌입
사우디도 감산 언급은 안해
코로나로 세계 원유 수요 급감
유가 하락 피할 수 없단 전망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증산(增産) 전쟁'을 멈추기로 합의했다고 트윗했다. 그의 트윗에 국제 유가는 폭등했지만, 트럼프의 말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해석이 엇갈리면서 유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사우디, 러시아 두 나라가 원유 감산(減産)에 합의해도 코로나로 원유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당분간 유가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MBS(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방금 통화했다. 그들이 약 1000만 배럴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고 썼다. 이어 "1500만 배럴까지 감산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를 끌어내린 러시아와 사우디 간 석유 전쟁의 휴전 가능성을 공개 거론한 것이다.

지난달 초 러시아는 코로나 확산으로 수요 축소에 대응해 원유를 감산하자는 OPEC의 제안을 거부하고 증산을 선언하면서 유가 전쟁에 불을 댕겼다. 증산으로 가격을 떨어뜨려 생산 단가가 높은 미국 셰일 업계를 고사시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우디 또한 증산 맞불로 대응하며 국제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사우디 원유 생산 비용이 배럴당 9달러, 러시아는 19달러, 미국 셰일은 35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미국 셰일 업계는 잇따라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그러자 트럼프가 자국 석유 업계를 위해 중재자를 자처한 것이다.

트럼프의 트윗 후 2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25%(5.01달러) 급등한 배럴당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21% 올랐다. 각각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하지만 당장 트럼프 트윗에 의문이 제기됐다. 사우디와 러시아 생산량을 합쳐 하루 2300만 배럴 정도인데 트럼프가 말한 감산 폭 최대 1500만 배럴이 트럼프의 전형적인 허풍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최근 사우디 왕세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사우디는 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OPEC 플러스 긴급회의만 요청했을 뿐, 감산 언급을 하지 않았다. 6일 열릴 예정인 OPEC 플러스 화상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들 때문에 시간 외 시장에서 유가는 하락했다가 3일 시장에서 다시 상승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코로나발 유가 하락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WSJ는 "코로나로 항공유와 차량용 휘발유 수요가 급감해, 현재 하루 초과 생산량이 2000만 배럴에 이른다"고 했다. 하루 생산량 20% 정도가 남아도는 상황이 먼저 풀려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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