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투자 늘려 국내 생산 확대.. 기술 자립화 일보 전진

이우중 2020. 4. 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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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9개월.. 변화 살펴보니 / 에칭가스·포토레지스트 등 3대 품목 / 수입국 다변화 등 통해 공급 안정화 / 전면 개편 소부장 특별법 본격 시행 / 100대 품목 공급안정성 확보도 나서 / 日 여전히 변화 없고 코로나도 덮쳐 / 경쟁력 강화 적극적 정책 필요 지적 / 협력 생태계 조성·해외투자 유치 등 / 당국, 가시적 변화 위해 전폭지원 추진

세종시에 위치한 유기금속 화학소재 생산기업 ‘레이크 머티리얼즈’는 창업 10년째인 지난해 매출 350억원을 돌파했다. 2010년 창업된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로 500억원을 내걸었다. 반도체·발광 다이오드(LED)·태양광 전자재료와 석유화학 촉매분야에 강점을 지닌 레이크 머티리얼즈는 특히 LED와 태양광 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확고히 하고 있는 세계시장 1위 입지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공고해졌다. 주요 수요기업인 대기업들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국내 제품 테스트를 적극적으로 진행했고, 실제 납품 증가로 이어진 덕분이다. 레이크 머티리얼즈는 일련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3월 세종시 출범 이후 입주 기업 중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일본의 조치가 이 회사의 급성장에 전화위복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 9개월, 소부장 산업 분야의 자립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 여실히 노출돼 있다. 최근 성장을 거듭해 온 소부장 산업 분야의 자립 촉진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공급망 구축과 향후 소부장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 구현도 필요하다.
◆국내생산 확대, 수입국 다변화 진전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이었던 불산액·불화수소(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 3대 품목은 어느 정도 공급 안정화 단계를 공고히 했다. 국내 생산 확대와 수입국 다변화 등을 통해 이룬 성과이다. 일례로 불산액은 공장 신·증설을 통해 국내 생산 능력이 2배 이상 확대됐다. 중국산 등 제3국 제품도 테스트를 거쳐 실제 생산에 투입되고 있다. 에칭가스 역시 지난해 말 신규 공장을 완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해 국내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미국산 제품 수입과 생산 투입이 병행되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유럽산 등의 제품을 테스트 중이고, 자체 기술개발·투자유치로 국내 공급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불화폴리이미드는 기판용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이후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기술 자립화를 추진하고 있다.
소부장 분야 민간 투자와 글로벌 기업의 국내 투자도 구체화되고 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효성은 올해부터 1조원을 투자해 탄소섬유와 관련해, 전북 전주 공장을 추가 증설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30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차 부품을 생산하는 울산 공장을 신설했다. 또 SK실트론의 미국 듀폰 웨이퍼 사업부 인수 발표, 현대차의 미국 앱티브 테크놀로지스와 조인트벤처 설립 발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미래 산업분야 핵심 소재·부품기술을 보유한 해외 주요기업 인수·합작법인 설립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소부장 분야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 사례도 확대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 차원의 제도 개편도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범부처 컨트롤타워인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가 본격가동된 데 이어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은 20년 만에 전면개편돼 지난 1일 시행에 들어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지난 2월 경북 경주시에 소재한 한 자동차 부품업체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생태계 조성으로 소부장 전반 경쟁력 강화

정부는 우선 올해 100대 품목 조기 공급안정성 확보를 위해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또 개발과 생산 연계를 위한 기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한다. 3대 품목의 경우 국내 생산 확대, 수입국 다변화, 기술개발을 통해 올해 안에 공급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공개한 상태다. 올해는 특별회계 편성으로 소부장 예산이 지난해의 1조2290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2조725억원으로 책정된 만큼 사업계획 수립을 완료해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차전지 소재, 로봇 감속기 등 ‘20대 품목’과 ‘80대 품목’으로 정해진 품목들에 대해서도 기반이 확충된다. 20대 품목의 경우 신뢰성평가·양산평가 등이 집중 지원되며 수입 다원화도 병행된다. 80대 품목은 품목 특성과 수요기업 요구 등을 반영해 경쟁형·복수형·정책지정 등 다양한 방식의 연구개발(R&D)이 추진되며, 기술개발(공급)과 생산(수요) 단계를 연계하기 위한 지원이 뒷받침된다. 또 대학 중심 기초연구실 신규 지정 등 중장기적 관점의 소부장 기초·원천 연구도 확대된다.

소부장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건전한 협력 생태계와 원활한 투자를 위한 집중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산업부의 인식이다. 정부는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모델은 지난해 4개에서 올해 20개 이상을 적극 발굴해 지원하고, 특화선도기업 100 등 핵심기업을 선정·육성한다. 또 해외 소부장 유수 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를 강화해 선제적 투자유치 활동을 지속한다. ‘한·독 소재·부품기술협력센터 설치’ 등의 행보에도 적극 나서며 소부장 강국과 협력을 강화한다. 강경성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일본이 여전히 수출규제 조치에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핵심 소부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정부와 산업계는 확실한 수급 안정성 확보와 연내 가시적인 변화 창출에 보다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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