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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BC제보자, 여야 5명 로비·검찰에도 100억 제공 주장"

염유섭 입력 2020. 04. 06. 13:28 수정 2020. 04. 0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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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인사 비위 취재를 둘러싼 검찰·언론사 기자 간 유착 의혹 보도를 두고 MBC와 채널A 간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MBC 측 제보자로 알려진 지모(55)씨가 채널A 기자에게 “여야 의원 5명에 대한 로비 장부가 존재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 지씨와 채널A 기자의 만남은 2월25일과 3월13일·22일 등 3차례 이뤄졌다. 지씨는 3월13일 만남에서 채널A 기자에게 여야 의원 5명의 로비 장부 관련 자료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널A 기자에게 “검사 네트워크가 확실하냐”며 검사와의 통화 녹음을 요구했다.

3월13일 채널A 기자는 지씨에게 대검 간부와 통화한 내용이라며 한 메모를 보여줬고, 이후 같은달 22일엔 대검 간부와의 통화라며 녹취를 들려줬다. 이때 지씨는 윤석열 검찰총장 총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특정 검찰 간부 이름을 거론하며 답변을 받아내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채널A 기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고, 다음날인 23일 지씨에게 녹취 주인공이 지씨가 거론한 그 감찰 간부가 아니라는 점을 말했다. 앞서 채널A 기자는 10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대표 측에 편지를 보내 대화 녹음은 어렵다고 거절한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지씨는 채널A 기자에게 검찰 간부 A씨, B씨(과거 정부 검찰 출신 민정수석) 측이 신라젠 대주주인 이 전 대표에게 수사 무마를 대가로 100억원을 요구했다고 설명했고, 채널A 기자는 적극적으로 지씨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 언론사 기자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는 ‘여야 의원 5명 로비 장부’ 부분과 A씨와 B씨의 ‘100억원’ 관련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MBC가 방송했던 채널A 법조팀 기자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제보한 지모(55)씨가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현재 페북 게시물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페북 캡처
또 지씨는 채널A 기자에게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관련된 제보도 있다고 알렸고, 다른 종합편성채널도 취재에 들어갔다는 식으로 경쟁심을 부추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채널A 기자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는 지난 1일 2014년 당시 최 부총리가 신라젠 전환사채 5억원, 그의 주변 인물이 60억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최 전 부총리 측은 “가짜뉴스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MBC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하고, 서울서부지법엔 후속 보도를 금지해달라는 방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앞서 지씨는 지난달 31일 MBC가 보도한 채널A 기자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제보했다. 그는 7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수감된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자격으로 채널A 기자와 접촉했다. 지씨는 채널A 기자가 검사장과 나눈 통화를 들려줬고, 녹취된 음성 속 인물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이라고 MBC에 주장했다.

MBC가 방송했던 채널A 법조팀 기자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제보한 지모(55)씨가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현재 페북 게시물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페북 캡처
이후 지씨가 횡령, 사기 등으로 복역했던 인물로 전해지면서 제보 배경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지씨는 2014년 30억대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는 횡령 범행의 재판 도중 또 다른 사기 범행 등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 8개월, 징역 1년의 실형을 추가로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상에서 ‘사라볼레’(sarabolle)란 이름으로 활동하며 2007년 대선 전 BBK 주가조작 사건 의혹을 둘러싸고 소액주주들을 모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를 상대로 소송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제보자X’란 이름으로 탐사전문매체 ‘뉴스타파’에 검찰 관련 제보를 하고, 친여권 인사인 김어준씨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옹호했다.

지씨는 본인 페북을 통해서 다른 매체를 이용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페북에 “윤석열 패밀리, 그들의 범죄는 현재 진행형이기에…또 다른 매체에서 준비 중입니다. 조만간 개봉박두!”라고 적었다. 또 “윤석열 장모, 보도 이후 관계자들을 만나서 돈으로 회유 중이라는 소문이 들려 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나봐여 ㅋㅋㅋㅋ”라고 썼다.

MBC가 방송했던 채널A 법조팀 기자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제보한 지모(55)씨가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현재 페북 게시물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페북 캡처
이외에도 페북에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 ㅋㅋㅋ”, “윤석열 개검과 채널A, 딱 걸려쓰!!!!”, “윤석열 최측근, 이XX가 도대체 누구냐!!!, OOO이는 아니니? ㅋㅋㅋㅋ”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올린 글을 통해서는 “이번 총선이 끝나면 몇 개월(또는 몇 년?) 활동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어디 한적한 산골로라도…핸드폰도 끊어 버리고 ㅋㅋㅋㅋ”라며 4월 총선 이후 잠적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씨는 논란이 일자 페북 계정 자체를 탈퇴했고, 기존에 연락을 주고받던 보도 관계자들과도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MBC는 본지 보도 이후 메인뉴스에서 지씨와 인터뷰를 통해 그가 채널A 기자에게 언급한 ‘여야 의원 5명 로비 장부’ 내용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강연료를 지급한 여야 인사 5명가량에 관련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A씨와 B씨가 수사 무마를 대가로 이 전 대표에게 100억을 요구했다는 부분은 추가 취재 중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MBC의 이 같은 해명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본지 취재 결과, 지씨와 채널A 기자 간 녹취록엔 강의나 강연료에 관한 부분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MBC는 이날 지씨 측과 협의해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입장을 돌연 바꿨다. 앞서 MBC 측은 (본지 보도가 나오기 전인)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기술적 문제로 공개가 늦어지고 있다며, 곧 녹취록이 공개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였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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