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공범' 서신·휴대전화 확보.. '박사방' 회원 확인 속도

유지혜 2020. 4. 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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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암호화폐 거래소 압수수색 / 검찰, 조씨·'태평양' 이군 등 조사 / 경찰, 빗썸 등 20곳서 자료 확보 / 회원정보·거래내역 등 비교 작업 / 유료회원 10여명 입건 수사 박차 / 민갑룡 "'갓갓'수사 의미있게 접근" / 군사법원, 현역군인 '이기야' 구속 / 와치맨 "가족 고통은 못 참아" 뻔뻔
지난달 25일 텔레그램에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씨가 사용해 온 암호화폐 지갑과 거래내역을 파악하는 한편 박사방 유료회원 10여명을 입건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검찰도 조씨의 공범들이 구속 수감돼 있는 구치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n번방’과 ‘박사방’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성착취 범죄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6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가상화폐 거래소 및 구매 대행업체 20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암호화폐 거래소와 대행업체인 베스트코인 등 5곳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는 지난 3일 경기 수원 영통구청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와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29)씨, ‘태평양’ 이모(16)군, 한모(27)씨 등 공범 4명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의 수용 거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공범들이 구속수감된 이후 사용한 메모와 서신, 수감 시 보관한 휴대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하고 텔레그램에 유포한 일명 '박사' 조주빈의 범죄수익 규명을 위해 경찰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선 6일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상담센터 앞으로 시민들이 걷고 있다. 뉴시스
경찰은 현재 유료회원 가운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를 받는 10여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주로 30대로, 미성년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부터 박사방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이미 대화방에 참여한 회원들의 닉네임 1만5000여건도 확보한 상태다. 경찰이 회원 정보와 암호화폐 거래내역 등을 비교하는 과정을 거치면 수사 대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성착취물 공유방의 시초격인 ‘n번방’ 운영자 ‘갓갓’ 수사와 관련해 “상당히 의미 있게 접근 중”이라며 “(다만) 아직 추적 중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경찰은 텔레그램 성범죄 대화방 운영자와 공범, 아동 성착취물 유통·소지 사범 등 총 147명을 검거해 25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대화방 단순 가담자의 범행까지 수사하고 있다고 민 청장은 전했다.

경찰은 법률검토팀을 구성해 조씨와 공범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다. 민 청장은 “법원에서 인정된 요건을 살펴봐서 이 경우도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세심하게 검토하겠다”며 “목적, 활동, 위계질서, 지휘통솔 등 성립요건을 하나하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며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불법 조회한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모 씨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사정당국에 따르면 조씨의 마약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씨가 사회복무요원 강모(25)씨의 의뢰로 30대 여성 A씨의 딸을 살해하려 한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조씨가 강씨에게 400만원만 받아 챙긴 뒤 실제 청부살해를 실행할 의지는 없었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씨를 소환해 변호인 입회하에 10차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태평양’ 이군도 소환해 성착취 영상 유포 혐의 등에 대해 물었다. 다만, 이군에 대한 조사는 처음인 만큼 조씨와의 대질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수사 경과와 업무량 등을 고려해 TF에 여성 검사 2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군사경찰은 이날 조씨의 공범 ‘이기야’로 알려진 육군 A일병을 구속했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A일병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미성년자 성 착취물 유포방인 ‘n번방’으로 가는 통로 역할을 한 ‘와치맨’이 이날 법정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많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하지 않은 일로 가족이나 지인이 고통받는 것은 못 참을 것 같다. 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모든 죗값을 받겠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텔레그램 아이디 ‘와치맨’ 전모(38·회사원)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법원은 이날 “도주우려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전씨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지혜·김청윤·박수찬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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