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한인 의사가 본 '봉쇄 76일'.."통제의 힘 굉장"

정성엽 기자 2020. 4. 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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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됐던 중국 우한시에 대한 봉쇄 조치가 오늘(7일) 자정부터 풀립니다. 우한에 들어가지도, 또 우한에서 나오지도 못하게 한 게 지난 1월 23일이니까 76일 만에 출입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봉쇄된 우한시에서는 지금까지 5만 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2천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한에 계속 있었던 우리 교민 가운데는 확진자는 없었습니다. 저희가 우한에 남아 있었던 유일한 한국인 의사에게 지난 봉쇄 됐던 76일 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베이징 정성엽 특파원입니다.

<기자>

봉쇄 이후 우한시 병원은 밀려드는 환자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사망자는 집계가 어려울 정도로 속출했습니다.

우한의 한중합작 병원에서 일하던 이상기 원장도 정부가 마련한 귀국 전세기를 타려 했지만 포기했습니다.

[이상기/우한 체류 의사 : 교민이 100여 분 넘게 남아 계신다는 얘기를 들었고, 의사가 저 한 명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교민들에게 심리적 안정이라도 주자는 마음으로 우한에 남았는데, 교민 SNS 단체대화방에서 연일 온라인 진료 상담이 쏟아졌습니다.

[이상기/우한 체류 의사 : 일반 감기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몇 명 계셨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코로나19와 연관 지어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치솟기만 하던 우한의 확진자 증가세도 3월 들어서자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상기/우한 체류 의사 : (어떤 점이 가장 주효했을까요? 우한시 방역 정책 중에?) 통제의 힘이 굉장히 크죠.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하면 아무도 안 나갑니다.]

우한 잔류 교민 90여 명 중에는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지만 교민들의 경제 기반이 무너진 게 걱정입니다.

[강승석/주우한 총영사 : 자영업·요식업 이런 분들의 타격이 크거든요. 단기간 내에는 회복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우한의 봉쇄가 내일부터 풀리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끝난 게 아니라고 이 원장은 단언합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의 상징 도시인 우한의 봉쇄 해제를 종식 수순으로 선전하지만 해외 역유입자, 무증상 전파, 그리고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까지 재확산의 위험 요소는 여전합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전민규)    

정성엽 기자j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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