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베, '겸손 모드'로 기자회견한 이유
극도의 위기 닥치자 평소와 달리 겸손 모드
회견장엔 2m 간격으로 마스크 쓴 기자들이 참석
7일 저녁 7시에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긴급사태 선포 기자회견은 여러 면에서 특별했다.
우선 기자회견장이 평소와 달랐다. 총리의 기자회견은 관저 1층에 위치한 ‘기자회견실’에서 열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염방지를 위한 목적으로 관저 2층의 대형 홀로 옮겨서 개최됐다. 이곳은 외국인사를 맞거나 대규모 회의를 할 때 사용하는 곳이다. 기자들은 약 2m 간격으로 띄어 앉은 채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공간은 넓어졌지만 참석한 기자들은 평소보다 적었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관저에 등록된 19개사에서 1명씩만 참가하고, 이에 속하지 않은 프리랜서 기자 등에서 10명이 추첨으로 뽑혀 참석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사태의 정부자문위원회 오미 시게루 회장과 나란히 앉아 회견을 진행한 것은 주목할만한 장면이었다. 아베 총리는 모두 발언을 마친 후 오미 회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기자들이 질문할 때는 오미 회장이 답변하는 장면도 있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전문가를 무시하고 관저(官邸)가 독주해 대응에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그런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서 전문가를 옆에 앉혔다는 해석이 나왔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 사태 대응과 관련 회견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 사태 관련 첫 기자회견 당시에는 형식적으로만 질문을 받고, 기자들의 질문을 제한해 크게 항의받았다. 이후 3월 2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회견을 마무리하려는 하세가와 에이이치 홍보관을 제지해가며 추가 질문을 받았다.
이어서 “1개월 후 감염자가 8만명이 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속에 긴급사태를 선포한 아베 총리는 7일 평소와는 달리 극도의 겸손 모드를 보였다. 기자들과 ‘아이 컨택’을 해가며 가급적 상세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저녁 9시 NHK 방송 출연 인터뷰가 예정돼 있어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약 1시간 가량 답변에 응했다. 일본 정치권 주변에서는 “아베 총리가 ‘도쿄가 뉴욕처럼 될 수 있다’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전례없이 겸손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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