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표' 청소년들 "우리도 사회의 구성원 실감..내 한 표로 정치가 바뀔까" [선택 4·15]

최민지 기자 2020. 4. 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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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내 투표값 4700만원 가치
ㆍ선택 잘했나 꼭 지켜볼 것”
ㆍ실업·공정성 우선 과제로
ㆍ선거 후 전망엔 ‘비관’ 많아

4·15 총선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하는 만 18세 유권자들은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인성’을 꼽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만 18세 유권자 250명을 대상으로 한 투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8일 경향신문에 공개했다.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신설된 18세 유권자의 투표권과 관련해 이 연령대 유권자들만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총선부터 선거연령이 2002년 4월16일 이전(4월16일 포함) 출생자까지 투표가 가능해졌다. 이 연령대는 약 53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조사 결과 인성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91명(37.3%)으로 가장 많았다. 인성에는 도덕성과 겸손함, 성실함, 청렴함 등이 포함됐다. 한 응답자는 “공약과 실천력도 중요하지만 대통령과 함께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하는 사람들이므로 무엇보다 정직함이 중요하다”고 했다.

두 번째는 51명(20.9%)의 선택을 받은 ‘공약의 실천’이었다. 공약을 1순위로 꼽은 한 응답자는 “공약이 실현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무상급식은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던 공약인데 성인이 되어서야 실현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국 사태’의 영향인 듯 ‘공정함’을 꼽은 답변이 세 번째로 많았다. 전체 250명 중 34명(13.9%)이 공정함과 공익추구 여부 등을 선택했다. 한 응답자는 “권력을 가진 자리인 만큼 개인적인 일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전문성과 능력’을 꼽은 이가 20명(8.2%),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17명(7%)으로 뒤를 이었다. ‘국민과의 소통’을 꼽는 응답자도 14명(5.7%) 있었다. 기타 응답으로 ‘중립성’ ‘다양성 인정’ 등이 있었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4명(1.6%)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청소년들이 시급하게 다뤄야 한다고 여기는 한국 사회문제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 출범하는 국회에서 해결돼야 할 우리 사회의 시급한 문제’를 묻는 질문에는 청년실업(90.45점), 부정부패(89.05점), 공정성(84.55점) 등을 꼽았다.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해 점수를 매기게 한 다음 이를 평균한 결과다.

상당수 응답자는 첫 투표를 통해 자신이 사회 구성원임을 실감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비록 한 표지만 나도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사회의 일부분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할 것”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한 응답자는 “하나의 투표가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470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내 투표로 그 값을 하는 국회의원이 당선된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4700만원은 21대 국회가 향후 4년간 심의할 정부 예산 추정치를 유권자 수로 나눈 행정안전부의 수치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갖겠다는 응답도 많았다. 한 응답자는 자신이 던진 한 표에 대해 “과연 잘한 선택인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친숙한 세대답게 “인스타그램에 첫 선거 ‘인증샷’을 남기느라 바쁠 것”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선거 이후에 대해서는 낙관보다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이 앞섰다. 한 응답자는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 어차피 다 비슷한 사람들일 것 같다”며 정치권에 불신을 드러냈다.

선거제도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한 응답자는 “이번 선거는 질이 떨어진다. 비례(위성)정당, 보수 합당 등 선거 승리만을 위해 행동하는 파렴치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답도 나왔다. 조사는 지난달 11~18일 이뤄졌으며 신뢰수준과 표본오차는 각각 95%와 ±4.38%포인트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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