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실업대란 시작됐다..1~2월 폐업·불황형 실직자 22만명

이훈철 기자 2020. 4. 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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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휴직자 10년 만에 최대 증가..구직 포기한 쉬었음 인구 사상 최대
정부 "고용충격에 대비 선제적인 실직자 대책 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개별 상담을 받고 있다. 2020.3.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가게 문을 닫거나 경기불황으로 직장을 잃은 '폐업·불황형' 실직자가 22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용이 급감했던 지난해 초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피해가 2~3월에 집중되고 3월부터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것을 감안하면 실직대란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2월 폐업·불황형 고용보험 상실자 사상 최대

9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행정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월 폐업·도산과 회사불황으로 인한 퇴사로 고용보험을 상실한 이른바 폐업·불황형 실직자는 9만1300명으로 전년동월 7만1000명보다 2만명(28.4%) 증가했다.

이는 2월 전체 고용보험 상실자 56만1000명의 16.3%를 차지하는 규모로, 고용보험 상실분류 기준이 변경된 2014년 2월 이후 2월 기준 사상 최대다.

경영상 필요나 회사불황으로 인한 해고·권고사직·명예퇴직 등으로 고용보험을 상실한 근로자는 7만3000명으로 전년동월 5만7000명보다 1만6000명(27.8%) 증가했다. 폐업·도산으로 인한 상실자는 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000명보다 4300명(30.6%) 늘었다.

특히 1월 고용보험 상실자 12만7000명까지 더할 경우 1~2월에만 경기악화로 고용보험을 상실한 실직자는 21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취업자가 줄고 실직자가 늘었던 지난해 1~2월 21만5000명보다 3200명(1.5%)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제조업·특수직 타격…40·50대 휘청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은 산업에서 불황형 실직자가 많았다. 제조업이 2만23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숙박·음식업 1만3000명, 도·소매업 1만1100명, 보건·복지서비스업 9700명, 시설관리업 8100명 순을 나타냈다.

각 산업내 비중으로 보면 금융·보험업이 29.5%(2400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금융·보험업의 경우 보험설계사·카드판매원 등 프리랜서 형태의 특수고용 종사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어 제조업 21.5%, 숙박·음식업 19.9%, 협회·수리업 16.9% 등이 전체 폐업·불황형 실업자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가계경제 허리인 40·50대가 가장 많았다. 50대는 폐업·불황형 실직자가 2만2000명에 달했으며 40대도 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30대 2만명, 20대 1만6000명, 60세 이상 1만2000명 순을 나타냈다.

50대의 경우 산업 구조조정으로 조기퇴직이 늘면서 실직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50대 불황형 실직자는 50대 내 고용보험 상실자의 22.8%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영향은 일시휴직자 증가에서도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일시휴직자는 61만8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만2000명(29.8%) 늘었다. 2010년 2월 15만5000명 이후 1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일시휴직자는 통계상 실업자가 아니라 취업자로 잡히지만 사실상 실직자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로 고용시장 문이 닫히면서 2월 쉬었음 인구도 235만7000명으로 통계집계 이후 사상 최대로 늘었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이 있지만 취업도 포기한 채 그냥 쉬고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를 일컫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0.2.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고용대란 전세계적 현상…3월 더 심화될 듯

코로나19로 인한 고용대란은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세계 12억5000만명의 근로자가 해고나 임금삭감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또 세계 노동인구의 81%인 27억명이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조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ILO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전세계 실업자가 530만~247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수치다.

우리나라도 2월 이후 3월에 접어들면서 항공사와 숙박·음식점 등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여기에 최근 경기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대기업까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고용영향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고용대란이 발생하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대책을 비상경제회의 안건으로 채택하고 대책 마련 중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코로나19 충격여파로 생산차질 및 유동성 애로 등을 겪는 한계기업 등에 대한 기업대책과 함께 경기·기업 어려움에 따른 고용충격과 이에 대비한 고용유지 대응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앞으로 다가올 더 큰 경제파급영향에 대한 전망과 대비, 특히 고용시장 충격과 일자리 잃는 사람들 등에 대한 선제적 대책방향과 나아가 원격, 화상과 같은 비대면(non-contact)산업 육성 등 포스트-코로나19 경제정책방향 등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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