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판세 좌우했던 '50대' 표심, 이번엔..

강나훔 2020. 4. 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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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G체크인 카운터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소가 설치돼 있다. 사전투표는 10일부터 11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4·15 총선을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50대'의 표심으로 쏠리고 있다. 가장 많은 유권자들이 몰려 있을 뿐 아니라 역대 선거에서도 줄곧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50대의 선택에 따라 여야의 승패가 갈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선거인명부에 등록된 50대 유권자수는 865만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19.7%로 가장 많다. 이어 40대 836만명(19.0%), 30대 699만명(15.9%), 20대 680만명(15.5%), 60대 644만명(14.6%), 70대 이상 557만명(12.7%), 10대 115만명(2.6%) 순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숫자만 봐도 50대의 표심이 총선에서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을 가능케한다.

특히나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의 승부처는 모두 50대였다. 진보 성향이 뚜렷한 20~40대는 줄곧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고, 보수 성향이 두터운 60대 이상은 보수정당 후보(박근혜·홍준표)에 표를 몰아주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50대는 두 번의 대선을 치르는 사이 보수당 후보에서 진보당 후보로 표심이 이동했다. 결국 각 선거에서 50대의 표를 많이 얻은 후보가 당선됐다.

과거엔 흔히들 50대를 60대 이상과 묶어 고령층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21대 총선에서는 이러한 과거 공식은 통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이른바 '86 세대'가 50대의 주축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민주화 운동을 온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진보 색채가 강하다. 최근의 여론 지표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6~8일 실시한 여론조사(응답자 전국 18세 이상 1509명, 응답률 5.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50대의 42.3%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고, 31%는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4월 1주차 한국갤럽 여론조사(응답자 전국 18세 이상 1002명, 응답률 1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5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42%였고, 통합당 지지율은 27%였다.

다만 지지율을 총선 표로 치환해선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50대는 경제·민생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위치에 있으며, 자녀들의 입시와 겪으며 '공정'이란 화두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8월 50대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30%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경제·공정 등의 문제들은 주로 야당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할 때 쓰이는 소재이기도 하다. 50대가 가진 문제 의식을 해소할만한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지 못한다면, 성향이 '진보'일지언정 실제 투표장에선 다른 칸에 도장을 찍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선거에서 50대가 캐스팅 보트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정국'을 50대의 표심을 가를 중대 변수로 꼽는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코로나19 정국에서 진보당은 '국난 극복'을, 보수당은 '정권 심판'을 각각 총선 메인 슬로건으로 내놨다. 유권자들의 선택이 뚜렷하게 갈릴 수 있는 현안"이라며 "그 어느 계층보다 이성적으로 현안을 보는 세대이면서도 유동층이 많은 세대인 50대의 판단에 따라 여야가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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