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장기전 대비하라" 현대차도 마스크 만든다

강계만,이종혁 입력 2020. 4. 9. 17:57 수정 2020. 4. 9. 19: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셧다운 길어지자..현대·기아차도 '마스크 지원군'으로
전세계 28만 임직원에 보급
여유분은 지역사회 기부예정
의왕연구소에 설비 갖출듯
기아차도 中서 마스크 생산
美·브라질 공장 5월까지 휴업
수요 급감에 셧다운 연장키로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생산에 나선다. 1차 목표는 28만명이 넘는 전 세계 임직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남는 물량은 지역 사회에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공장별로 길게는 한 달까지 이어진 코로나19 셧다운(임시 폐쇄) 탓에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고 있지만 임직원 건강 보호와 사회 공헌을 위해 필요한 일은 하겠다는 결단의 산물이다.

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국내에서 마스크 생산 설비를 구축해 전 세계 임직원에게 마스크를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소는 현대차 의왕연구소가 유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 공장 임직원의 마스크 수요가 늘고 있고 비상용 마스크 설비가 필요하다는 점에 경영진이 공감하고 있다"며 "내부 임직원에게 우선 보급하고 나머지는 지역 사회에 기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우선 설비 한 대를 들여놓고 마스크 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통상 마스크 장비 입고와 생산 준비에는 약 7개월이 소요된다. 현대차가 결단을 내려도 수개월이 지나야 본격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향후 유사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어 현대차의 마스크 직접 생산 결정은 합리적 판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전 세계 임직원은 지난해 기준 28만여 명이다. 설비가 마련되면 현대차는 일일 수천~수만 개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는 마스크 시판은 별도로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차도 중국 공장에서 현지 직원용 마스크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현지 기업들에 직원용 마스크 생산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직원 전원의 14일간 행적 보고 같은 조건을 만족하고 마스크와 고글, 장갑의 상시 비치를 요구하는 등 공장 가동 승인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기아차는 중국 장쑤성 옌청에 있는 공장에 이달 8일부터 마스크 설비를 들여와 생산을 시작한 뒤 직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은 잇달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생산 기업을 돕거나 직접 생산을 검토 중이다. 국내 유력 A대기업은 최근 마스크 직접 생산을 검토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대기업의 마스크 생산에 큰 규제는 없지만 중소기업들의 일거리를 빼앗는다는 비판을 감안한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마스크는 국내시장 규모가 워낙 작고 생산량이 많지 않아 중소기업 적합 업종이나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고려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마스크 생산 업체들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적극 지원해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 E&W·레스텍·에버그린·화진산업 등 국내 마스크 생산 기업 4곳의 일일 합계 생산량은 기존 92만개에서 139만개로 51% 늘었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로 공장 셧다운 기간이 연장되며 현대차그룹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애초 이달 10일까지였던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셧다운 기간을 다음달 1일까지로 연장한다고 9일 밝혔다.

앨라배마 공장은 이로써 지난달 18일부터 거의 한 달 반을 가동하지 못하고 폐쇄하게 됐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가동 중단 기한을 이달 10일에서 24일로 미뤘다. 조지아 공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셧다운했다. 이밖에 현대차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9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던 브라질 공장도 현지 정부 방침에 따라 이달 24일까지 닫기로 했다.

[강계만 기자 / 이종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