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날 외출했던 경찰관..할머니 '3천만 원' 지켰다

이기주 2020. 4. 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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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한 경찰관이 쉬는 날 외출을 했다가, 은행 주변에서 보이스 피싱범의 협박에 시달리던 할머니를 구했습니다.

이 경찰관이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하지 않았다면 할머니는 농사를 지어 모은 3천 만원을 모두 날릴 뻔했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제 오후, 경기도 군포의 한 은행.

창구에서 돈을 인출한 70대 할머니가 은행 문을 나섭니다.

돈 가방을 든 할머니는 은행 밖으로 나간 뒤에도 계속 누군가와 통화하며 은행 주변을 떠나지 않고 서성입니다.

이때 할머니 옆을 지나던 한 남성이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할머니를 돌아보더니, 이내 할머니를 따라가 자신의 신분을 밝힙니다.

이 남성은 군포경찰서 형사과 소속 정명우 형사.

비번으로 마침 외출 중이던 정 형사는 스피커폰 밖으로 들리는 젊은 남성의 목소리에 불안해하는 할머니를 보고 곧바로 보이스피싱 범죄 가능성을 직감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정명우 형사/경기 군포경찰서] "(할머니가) 통화하시면서 계속 이동하시면서…이상하게 보여서 거리를 두면서 좀 보고 있었거든요. 택시를 타려고 하시는 것에서 (보이스피싱이라는) 확신을 한 거죠."

"아들이 빚을 갚지 않아 납치당했고, 곧 아들을 해치겠다"는 보이스피싱범들의 협박에 3천만 원을 찾았던 할머니는, 돈을 전달하기 위해 인근 안양으로 가는 택시를 타기 직전 정 형사의 도움을 받은 겁니다.

정 형사의 연락을 받은 아들이 경찰서로 찾아오자 할머니는 그제서야 자신이 농사를 지어 힘들게 모은 전 재산을 날릴 뻔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정명우 형사/경기 군포경찰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긴 한데…3천만 원이면 액수가 좀 크잖아요. 피해를 안 보셨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기지를 발휘해 큰 피해를 막은 정 형사에게 경찰은 지방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하고, 할머니를 협박한 보이스피싱범을 추적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편집: 김가람 / 영상제공: 군포경찰서)

이기주 기자 (kijul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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