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전화 주문했더니.."배민앱으로 시켜주세요" 왜?
"사장님, 여기 OO아파트 OO동 OO호인데요. 볶음밥 하나랑..."
"아 손님 죄송한데...배민으로 다시 주문해주시면 안될까요?"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한 돈가스 가게. 끊임없이 배달 주문 알림 멘트가 울렸다. 사장님이 주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돈가스를 튀기는 와중에도 주문 콜은 끊이지 않았다. 조리하느라 차마 뽑지 못한 주문지들이 길게 혀를 내민 듯 바닥까지 늘어져 있다. 주문지 윗쪽 선반엔 확인된 주문지들이 다닥다닥 열을 맞춰 붙어있다. 눈 대중으로 봐도 열 너덧개는 돼보인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배달 앱 대신 전화로 주문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체계를 정률제로 개편하면서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지자 등장한 이른바 ‘착한 소비자 운동’. 소상공인이 배달 앱에 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돕자는 취지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음식점에 전화로 주문하면 점주들은 배달앱에 수수료(5.8%)를 내지 않아도 된다. 가령, 5만원어치 음식을 주문하면 대략 3000원 정도 수수료가 절약되는 셈이다.
그러나 1인 가게나 2~3명의 직원이 고작한 소규모 음식점들은 전화 주문이 달갑지 않다. 한가한 시간대라면 모를까 주문이 밀려드는 시간대에 전화 주문을 받으면 비효율적이란 이유에서다. 왜일까. 일단 배달할 주소와 메뉴를 받아 적기도 버겁다. 또 고객이 원하는 세부 요구사항을 일일이 파악하다 보면 주문이 계속 밀린다. 서울 관악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 “맵게 해달라, 설탕을 조금만 넣어달라 등 다양한 요구사항이 많다”며 “이런 요구에 대응하기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또 요즘 음식점들은 중국 동포를 채용하는 빈도가 높다. 때문에 전화로 주문할 경우 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비자들도 전화 주문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할인쿠폰 등 각종 혜택을 포기하고 전화 주문을 해봤자 득 볼게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화로 주문해도 배달료가 싸지는 것도 아니고, 음식의 퀄리티도 같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다.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배달 앱을 통하지 않고 전화로 주문하면 전체 주문금액도 낮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30대 직장인 C씨는 “전화로 주문하면 오히려 불편하고 손해”라면서 “이런 식이면 배달 앱을 다시 쓰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음식점이나 소비자 모두 결국 배달 앱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측 모두 편의성과 효율성을 위해 익숙한 시스템으로 회귀할 것이란 시각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화 주문은 선한 사고에서 시작된 소비 운동이지만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며 “자영업자나 소비자 모두 불만인 상황인데 어찌보면 헤어나오고 싶어도 헤어나올 수 없는 배달의민족 독과점을 보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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