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 이번엔 '인종차별' 놓고 대만총통과 설전

김충남 기자 2020. 4. 10. 11: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친(親)중국' 논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이번에는 인종차별과 '대만 푸대접' 논란으로 대만 총통과 충돌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자신에게 '흑인'이라는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고 대만을 비난하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오히려 대만이 WHO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며 반박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서 내게 ‘흑인’ 비하”

“WHO가 오히려 대만 차별”

‘친(親)중국’ 논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이번에는 인종차별과 ‘대만 푸대접’ 논란으로 대만 총통과 충돌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자신에게 ‘흑인’이라는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고 대만을 비난하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오히려 대만이 WHO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며 반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 국면에서 WHO를 둘러싼 미·중 갈등에 이어 중국이 본토 학생들의 대만 유학을 중단시키면서 양안 관계도 더욱 악화하고 있다.

10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지난 2∼3개월 동안 대만에서 (나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과 살해 위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나의 이름을 부르며 ‘블랙’ ‘니그로(Negro·흑인을 비하하는 용어)’라고 했지만 나는 흑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살해 위협도 받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만 외교부는 즉각 “그의 주장은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것으로, 대만을 중상하는 발언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차이 총통도 직접 나섰다. 그는 “수년 동안 대만은 국제기구에서 배제돼와 차별과 고립이 어떤 감정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중국의 압력을 이겨내고 대만을 방문한다면 대만 국민이 차별대우의 진정한 희생자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과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악연이 깊다. 2017년 중국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취임 후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며 “대만은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WHO 성명을 내놔 갈등을 빚어왔다. 대만은 그동안 WHO 총회에 회원국이 아닌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해왔지만 2016년 반중 성향인 차이 총통이 집권한 뒤에는 총회 참석 자체가 금지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WHO의 모든 일이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난하면서 WHO에 대한 재정 지원 보류 입장을 밝히자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더 많은 시신 가방을 원하지 않으면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양안 갈등도 커지고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9일 성명을 내 앞으로 본토 유학생들의 올해 대만 내 수학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중국 본토 유학생들의 대만 복귀를 막은 행위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보인다. 대만은 지난 2월 춘제(春節·중국 설)를 맞아 귀향한 중국 유학생 7000여 명의 대만 복귀를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자 중국 우한(武漢)의 의사들은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반기를 들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김윤희 기자

[문화닷컴 바로가기|문화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