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을 갈자" 김어준이 운 띄우자, 親與세력 여론 총공세

원우식 기자 2020. 4. 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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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이 여론공세 주문하면
지지자들 잇따라 포털 댓글 도배
野후보 유튜브 몰려가 댓글 테러도
김어준

오는 15일 열리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친여(親與) 진영이 여론 총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밭을 갈아라(여론 공세를 펼치라)”고 운을 띄우고, 여권 지지자들은 유튜브, 네이버 등 대형 플렛폼에 동시 다발적으로 여론 조작을 펼친다. 열린민주당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주변인들을 포섭하는 방법” 등이 다수 공유 되고 있다.

◇김어준 “밭 갈아라” 운 띄우자, 지지자들 술렁

지난 6일 ‘나꼼수’ 출신 김어준씨는 팟캐스트 ‘다스뵈이다’에서 친여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여론 공세를 주문했다. 김씨는 “코로나에서 싸우세요. 압도적으로 유리한 전장입니다. 거기 가서 밭을 갈아라”며 “선거는 그렇게 이기는 겁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건 압도적인 다수당이다. 그것보다 중요한 개인은 없다”고 말했다. ‘밭을 간다’는 표현은 친여 진영 지지자들 사이에서 ‘지지자를 포섭하는 행위’를 뜻하는 은어다. 모두가 합심해서 여론 공세를 펼치자는 주문을 한 것이다.

방송 이후 친여 지지자들이 모인 ‘클리앙’ 등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지에는 “총수 발언”이라며 해당 영상이 수십 차례 공유 됐다. 이 직후 클리앙에는 “밭을 갈아보니 총수 말대로 ‘코로나 대응을 외신이 극찬한다’는 영상이 효과가 좋다”는 후기 글, 특정 커뮤니티를 언급하며 “밭 갈러 가자”는 요청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에는 “더불어민주당 총선 전략은 무조건 ‘코로나 대응 극찬 외신’을 언급!”이라며 “지금 코로나 외신 극찬보다 더 좋은 선거 운동은 없음!”이라며 홍보하는 글이 올라왔다.

◇유튜브·네이버 몰려가 여론 조작 모의

여권 지지자들은 여론 공세 뿐만 아니라 여론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무대는 주로 유튜브와 네이버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 검색 결과 상단에 자신의 영상을 노출하기 위해서는, 영상 평균 시청 시간이 길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때문에 지지자들은 여권 후보의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을 하루 종일 틀어두는 ‘무한 스트리밍’ 전략을 쓴다. 여권 지지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민주당 총선 후보 259명의 유튜브 채널 링크, 해당 채널이 구독자 1000명이 넘는지 여부, 경합(競合) 여부를 엑셀로 정리한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

반대로 야권 후보들의 유튜브에는 댓글 테러를 한다. 구독자 18만명의 한 여권 성향 유튜버는 7일 “야권 후보의 유튜브에 들어가 ‘가짜 뉴스’라고 댓글을 달고 바로 빠져나오라”고 주문했다. 시청자 수는 많은데, 평균 시청 시간이 줄면 유튜브 알고리즘이 ‘알맹이가 없는 낚시 영상’으로 판단해 영상의 노출 빈도를 줄인다는 주장이다. 이 유튜버는 “해왔던 대로 신나고 재밌고 짜릿하게 가짜뉴스 댓글놀이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친문 사이트에 올라온 이른바 밭갈기 매뉴얼

실제로 유튜브 여론 조작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를 추적하는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미래통합당 후보의 구독자 총합은 219만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구독자 총계는 150만명에서 169만명으로 12% 가량 상승했다.

전통적인 여론 조작 방식인 트위터 링크 공유를 이용한 댓글 추천·비추천 조작도 계속되고 있다. 트위터에는 지난 1주일(2~9일)간 “따·역따를 해달라”며 71건의 네이버 기사의 링크가 올라왔다. 따·역따는 추천과 비추천을 의미하는 은어다.

이들은 네이버에서 특정 인물의 댓글 이력 전체를 보여주는 ‘개인 댓글 페이지’ 링크를 트위터에 올려두고 여당 지지자의 댓글에는 ‘추천’만 누르도록, 야당 지지자의 댓글에는 ‘반대’만 누르도록 유도한다.

◇오프라인 지지자 포섭 방법 공유도

총선이 임박하면서 주변 지인들을 포섭하는 방법·팁 등도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이 같은 논의는 민주당 당원만 가입을 받아주는 페이스북 페이지, 열린민주당의 자유게시판 등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한 누리꾼은 “누굴 뽑을지 물어봐서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면 그 사람이 중도층이다. 그 사람을 노려라”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누리꾼은 “단체방에 유튜브 링크를 공유하는 것보다 1:1로 영업하는게 효과적이다”며 “선거일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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