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출시에 보통 5∼10년 걸리지만, 코로나19는 단축 가능"

이영희 입력 2020. 4. 11. 18:40 수정 2020. 4. 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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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질병에 대응하는 백신이 나오기까지는 보통 5~10년 정도 걸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조금 더 빨리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중국의 한 연구소는 12일부터 2차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장. 최정동 기자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제롬 김 소장은 "백신 개발은 5년에서 10년 정도 걸리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접어든 신종 코로나의 경우 타임라인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백신이 만들어져 최종승인을 받기까지는 10억~20억 달러(약 1조2000억~2조4000억원)가 들지만, 실패 확률이 90%를 넘는다"며 백신 개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의 경우 확산이 발표된 후 2달 반 만에 첫 번째 임상시험이 이뤄졌을 정도로 신속하게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백신이 출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경쟁 치열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보통 3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친다. 1차에서 50명 미만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시험한 후 2차에서 수백명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관찰한다. 3단계는 백신의 효능에 대한 실제 테스트로, 최대 수만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하게 된다.

미국 시애틀 카이저 퍼머넨테 워싱턴 보건연구소에서 3월 16일(현지시간) 약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 약품을 임상 1상 시험 참가자에게 투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 소장은 신종 코로나의 경우 "상황이 심각한 만큼 1, 2차 임상시험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면서 "효과가 아주 좋을 경우 2차 시험이 완료되기 전 3차 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신종 코로나에 한번 걸린 사람이 확실한 면역력을 갖게 돼 재감염되지 않아야 하는 등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야 하는데 "아직 이 질문들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 종식을 위해 백신 개발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 등 세계 각국 기관들이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지난달 16일 세계 최초로 임상시험에 착수한 미국 제약사 모더나 세러퓨틱스을 포함해 현재 3개의 백신 개발사가 1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또 다른 52개 후보 백신이 임상시험 전 단계에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사이언스 제공=뉴스1]


김 소장이 이끄는 IVI는 감염성 질병으로 고통받는 제3세계 국가를 돕기 위해 1997년 유엔개발계획(UNDP) 주도로 설립된 국제기구다. 김 사무총장은 또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6개 한국기업이 백신을 개발 중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르면 9월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제약사, 12일부터 신종 코로나 백신 2차 임상시험
이런 가운데 중국의 백신 개발사인 캉시눠(康希諾ㆍCanSino) 생물 주식회사는 2차 임상시험을 위한 백신 접종 지원자 500명을 모집하고 있다고 SCMP가 같은 날 전했다. 중국 임상시험등록센터에 따르면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천웨이(陳薇)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과 캉쉬너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이 백신의 2차 임상시험은 12일부터 시작된다.

백신의 1차 임상시험은 후베이성 우한(武漢) 지역 주민 10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2일까지 백신 접종 후 14일간 격리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연구진은 백신 투여량을 3단계로 나눠 시험했는데, 투여량이 많았던 접종자에게서 고열이 나는 등 일부 부작용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천웨이(陳薇) 소장. [바이두 캡처]


SCMP에 따르면 2차 임상시험은 고용량 투여집단을 없애고 중간 용량(250명)과 저용량(125명) 접종 및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ㆍ125명) 테스트 등 세 집단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임상시험 지원자는 18~60세 사이로 신종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어야 한다. 지원자들은 2차 임상시험 기간 집에 머무를 수 있으며, 연구진이 접종 첫날과 14일과 28일째, 6개월째 되는 날 지원자의 자택을 방문해 채혈 검사 등을 진행한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측은 지난달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을 패스트트랙(Fast Track)으로 승인한다 하더라도 3차 임상시험까지 마치려면 최소 3달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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