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간다] 신천지 훈련서 숨졌는데 "덮어라"..부모도 몰랐다

이지수M 입력 2020. 4. 11. 20: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다시간다, 인권사회팀 이지수입니다.

신천지가 교인들에게 절대복종과 기만의 교리를 강요하는 정신교육 훈련을 실시했고 훈련도중 20대 청년이 죽음에 이르렀다는 보도를 이번 주 초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신천지 측은 당시 사망 사고의 진실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피해자 부모에게조차 신천지 소속임을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현장으로 다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 삼척과 동해에 걸쳐있는 해발 1,357미터 두타산.

지난 2012년 3월,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 눈이 왔지만 예닐곱 명이 등산 장비 없이 줄지어 산에 오릅니다.

"내가 길을 만들기로 했어."

이만희 총회장이 평소 강조한 정신교육 훈련입니다.

[이만희/총회장(2011년 9월)] "정말 훈련 받은 것이 정말로 자기네들 마음같은 훈련을 받았다는 (겁니다.)"

이날 신천지 시몬지파 교육 수료생 등 교인 30여 명이 정신교육을 받았는데 20살 여성이 저체온증으로 숨졌습니다.

세상을 떠난지 벌써 8년, 어머니는 애써 담담한 듯 딸이 좋아했던 과자를 제기에 담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먹는거라도 제대로 먹고 갔어야 되는데…"

하지만 납골함 앞에선 참지 못합니다.

[피해자 어머니] "잘 지냈어? 미안하다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서. 어떡해 엄마는…너를 잊을 수가 없어."

그런데, 최근까지 유족들은 피해자가 신천지에 포섭됐었다는 걸 몰랐다고 합니다.

[피해자 어머니] "기가 막히다. 꿈에도 생각도 못했어요. 거기에 얘가 그러고 있을거란…엠티 놀러 간다고 친구들하고 학교에서,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신천지 관계자들은 사고 직후부터 합의서를 건넬 때까지 신천지 소속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외삼촌] "(그 사람들이) 신천지라고는 한 적이 없어요. 아무 얘기도 안 했어요. 교회만 얘기를 했거든요. '우리 어느 교회다' 라고만 얘기했고…"

경찰 조사에서도 교회 측과 참석자들은 "경기 고양시의 모 교회 소속"이라고만 밝혔고 "피해자는 교인이 아니라, 지인을 따라 그날만 수련회에 왔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피해자와 함께 훈련을 받았던 전 교인은 모두 거짓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전 신천지 교인/당시 훈련 참석] "그 날 밤에 다 (신천지) 시몬지파 화정교회 9층에 모여서 집에 한 명도 못 가고 입을 다 맞췄어요. (인솔자) 강사랑 섭외부장이랑 의논하고 와서 우리한테 '이렇게 말을 맞춰라. 왜냐면 형사들이 전화 할 수 있다'고 (했어요.)"

또, 책임은 피해자에게 떠넘겼고, 외부에 알리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전 신천지 교인/당시 훈련 참석] "'그 친구가 혼자서 옷을 얇게 입고 와서 그래서 저체온증으로 죽은 거다'라고 (말을 맞추고)…'이 일을 발설하지 않겠다' 각서도 다 썼어요."

결국 신천지 인솔자 A 씨 한 명만 벌금 500만 원 처벌을 받고 마무리 됐습니다.

당시 신천지 총회 간부로 사고 보고를 받았던 김종철 씨는 총회 간부들이 지파에 파견돼 수사에 대비했고, 이만희 총회장에게까지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종철/전 신천지 총회 간부] "ooo 총무, ooo 법무부장, ooo 섭외부장 이렇게 세 사람이 간거죠. 마무리하는게 총회 총무가 (이만희) 총회장에게 보고하는 걸로 끝나는(겁니다.)"

교인들이 허위 진술한 건 교리 때문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김종철/전 신천지 총회 간부] "매뉴얼이 있죠. 왜냐면 '심각한 문제가 됐을때는 위장을 해라'. 신천지가 드러나면 안되니까 이슈가 될까봐 덮은거죠. 더이상 발설하지 마라 그렇게 해요. 각서."

신천지 측은 이에 대해 "당시 인솔자는 해외 선교 중이고 간부들은 모두 교체돼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총회나 지파는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사람을. 남의 집안 파탄 내고 자기네는 행복하게 살겠지.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진짜. 억울해 죽겠는데…"

유족들은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에게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시간다' 이지수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정소민)

이지수M 기자 (first@mbc.co.kr)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