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짜 붕어' 하루 수백마리 떼죽음..의혹의 나주 만봉저수지

박영래 기자 입력 2020. 4. 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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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짜 붕어'(몸길이 30㎝ 넘는 붕어)는 흔히 낚시꾼들이 월척이라 부른다.

전남 나주시 봉황면의 만봉저수지 상황이다.

2013년 당시 저수지 상류인 봉황면 만봉리 우봉마을 인근 농경지에 수개월 동안 레드머드 수백톤이 매립됐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수오염 등 주민들의 반발이 일자 해당 업체는 2013년 1월 매립했던 레드머드를 모두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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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째 폐사 이어져..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
10일 오전 전남 나주 봉황면 만봉저수지에서 수거한 폐사 붕어들. 최대 크기가 30㎝에 이른다. 2020.4.10/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3짜 붕어'(몸길이 30㎝ 넘는 붕어)는 흔히 낚시꾼들이 월척이라 부른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면 이 월척 수백 마리가 하얀 배를 드러낸 채 죽어 있다. 벌써 닷새째 물고기 떼죽음이 이어지고 있자다. 전남 나주시 봉황면의 만봉저수지 상황이다. 하지만 폐사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낚시객 즐겨 찾는 명소…폐사 이후 발길 뚝

만봉저수지는 맑은 수질과 주변 풍광이 좋아 낚시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총 저수량 241만6000톤으로 비교적 큰 저수지로 상류에 작은 농촌마을 서너곳이 자리하고 있을 뿐 특별한 오염원이 없어 1등급 수질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원인 모를 폐사로 물고기 떼죽음 현상이 나타난 건 지난 달 18일. 당시 주민들은 저수지 물넘이 부분에서 물고기가 죽어 있다고 신고했고, 나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는 현장에서 폐사한 물고기 30여 마리를 수거했다.

당시만해도 나주시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20일이 지난 뒤인 7일 오전 다시 수백 마리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물고기 폐사는 계속 이어지면서 닷새째인 11일 오전까지도 하루 평균 수백 마리씩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닷새째 수백마리씩 폐사…급속한 부패로 수질오염

11일 오전에도 만봉저수지 상류는 가장자리를 따라 폐사한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떠오르고 있다.

폐사한 물고기는 낚시꾼들이 월척이라 부르는 몸길이 30㎝가 넘는 '3짜 붕어'부터 작은 피라미까지 다양했다.

수면 위로 떠오른 물고기는 급속한 부패가 이뤄지면서 수질오염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전남 나주 봉황면 만봉저수지의 물고기 폐사가 5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저수지 상류 수초 사사이에 떠오른 붕어들이 썩어가고 있다. 하얀색으로 점점이 보이는 게 모두 죽은 붕어다. 2020.4.11/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저수지로 날아온 왜가리 등 조류들이 뜯어먹으면서 저수지 주변 풀밭에는 뜯긴 물고기 사체들이 나뒹굴고 있다.

수백 마리 물고기 사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날 수거작업은 제 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레드머드'·인근 공사현장 발파 등 다양한 원인 제기

하지만 물고기 집단 폐사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지만 원인을 놓고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단 인근 마을 주민들은 집단 폐사의 원인을 7년 전 있었던 '레드머드'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레드머드는 보크사이트라는 광석에서 알루미늄 정련 중 발생하는 산화철을 주성분으로 하는 적갈색 폐기물을 말한다.

2013년 당시 저수지 상류인 봉황면 만봉리 우봉마을 인근 농경지에 수개월 동안 레드머드 수백톤이 매립됐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수오염 등 주민들의 반발이 일자 해당 업체는 2013년 1월 매립했던 레드머드를 모두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수거되지 못한 채 토양에 스며들었던 레드머드가 수년이 지나면서 하천을 통해 저수지로 유입돼 물고기 폐사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주민들은 제기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나흘째 물고기 폐사가 이어지고 있는 전남 나주 봉황면 만봉저수지에서 한국농어촌공사 직원들이 수거한 폐사 붕어를 트럭에 싣고 있다. 2020.4.10/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현재 저수지 인근에서 진행 중인 대형 공사현장의 발파에 원인이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저수지 둑에서 직선거리로 500m에 불과한 곳에서는 완도-광주 고속도로 터널공사가 한창이다.

1년 전부터 시작된 터널공사는 하루 두 번의 발파공사가 진행 중이고 이 충격이 물고기 부레 손상을 가져왔고 집단 폐사로 연결됐다는 주장이다.

저수지 바로 상류에서 진행 중인 토석채취 공사장도 이번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나주시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폐사 원인 조사를 전문 기관에 의뢰했지만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이 작용할 수 있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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