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상대 소송 잇따르나"..대구·경북 소상공인, 수백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추진

백경열 기자 2020. 4.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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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경북에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총회장 이만희)을 상대로 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천지 대구교회 전경.|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12일 대구와 경북 지역 소상공인이 주축이 된 ‘신천지 코로나 피해보상청구 소송인단’은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신천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8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관련 네이버 밴드 가입자 수는 600명이 넘어섰다. 소송인단은 14~15일 개별 서류 접수 등의 절차를 거쳐, 이달 20일을 전후해 첫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한 법무법인이 대리인으로 나서며, 1차 소송 규모만 1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송인단 관계자는 “많은 정치인들이 대구·경북 소상공인의 피해가 크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원금을 빨리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정략적으로만 이용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면서 “이에 소상공인들이 직접 나서 코로나19 이후 휴업이나 폐업 등으로 피해를 본 동료에게 도움을 주고, 반사회적 단체인 신천지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소송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송인단은 우선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몇 차례 소송을 진행한 뒤, 피해 입증이 가능한 직장인 등을 모집해 추가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등 피해액이 500만원 이하이거나 피해금액 입증이 어려운 경우에는 위자료 청구 소송을 내기로 했다. 또 피해 금액이 500만원보다 클 경우에도 청구인을 모집해 별도 소송이 진행된다. 소송인단은 청구금액 기준을 1000만원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모임 최웅철 대표(51)는 “대구에만 약 18만명의 자영업자가 있는데 피해를 본 안타까운 사례는 많지만 제때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나 역시 2억원가량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을 계기로 장기적으로는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별도의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2일 경찰 디지털 증거분석팀이 대구시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행정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상공인의 집단소송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를 상대로 한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유족의 소송 움직임도 예상된다. 12일 0시 기준 대구의 확진자 6816명 중 신천지 교인은 4259명(62.5%)이었으며,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환자 등 기타 확진자가 2029명(29.8%)에 달한다. 요양병원 등 고위험군 시설 및 집단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528명(7.7%)이었다.

다만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구 사망자 146명 중 신천지 교인 및 가족 등이 숨진 사례는 약 10%에 불과하다. 앞서 대구 역학당국은 “다수의 집단감염 확진자가 신천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구시는 전수 진단검사를 통해 신천지 대구교회의 신도·교육생인 확진자 4258명 중 1036명에게서만 발열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신천지 교인에 의한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망자의 유족 등이 신천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것으로 대구시 등은 예상한다. 시는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행정조사가 끝난 후 구상권 청구 등의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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