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곳만 콕" 바늘형 마이크로로봇 개발
자동제어시스템으로 정확도와 시간도 줄여
인체의 원하는 부위에 약물을 정확히 전달하는 바늘 모양의 초소형 로봇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치료 부위에 고정할 수 있는 바늘형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라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8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터리얼스’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약물은 신체의 순환기능에 의해서만 전달되기 때문에 목표 부위에만 필요한 양의 약물을 정확히 전달하기 어렵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몸속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정밀 치료가 가능한 마이크로 의료로봇 연구가 최근 활발하다.
DGIST 최홍수 교수 연구진은 나노-마이크로 크기의 바늘형 로봇을 제작했다. 자석으로 책받침 위의 쇳가루를 움직이듯 외부에서 자기장을 가해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도록 로봇에 자성물질을 입혔다. 이 로봇에 항암제를 탑재했다.
연구진은 기존 마이크로로봇들보다 제어 기능을 향상했다. 사람이 직접 수동으로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 목표물을 입력하면 마치 자율주행하듯이 자동으로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 최 교수는 “정확한 이동뿐 아니라 제어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은 바늘 형태여서 특정 치료 부위에 로봇이 고정된다. 기존 로봇들은 치료 부위에 머물렀을 뿐 고정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로봇을 고정하면 외부의 지속적인 자기장 에너지 공급이나 제어가 불필요하다”며 “실제 인체 내부와 같이 특정 유체 흐름이 있는 환경에서 기존보다 유체 저항을 최대 6배 더 견디면서 안정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체외에서 배양한 암 종양 조직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서 로봇의 성능을 확인했다.
최홍수 교수는 “기존의 마이크로로봇의 기능을 더욱 개선해 약물전달 효율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동물실험과 관련 병원 및 기업과 후속 연구를 진행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 기반 정밀치료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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