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올스톱에 수출 붕괴..이달 들어 18.6% 급감

오찬종,송민근,김형주 2020. 4. 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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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까지 122억달러 불과
4월 수출 51개월 만에 최악위기
회복 전망했던 반도체 1.5%↓
전문가 "4분기 돼야 회복할듯"
이달들어 무역수지 24억불 적자
97개월 연속 흑자 멈출 수도
코로나19 쇼크로 4월 수출이 급감세로 출발하며 수출 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월 반짝 상승세로 돌아섰던 수출이 해외 공장 셧다운과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처의 경기 폭락으로 다시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수출쇼크 장기화가 우려된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2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줄었다. 감소액은 28억달러다.

매월 1~10일 기간과 비교하면 2019년 11월(21.9%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세다. 만약 4월 한 달 동안 이 같은 하락세가 유지된다면 2016년 1월(19.6% 감소) 이후 4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

특히 수출단가 하락은 물론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 물량마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출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줄어들었으며, 수출단가는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4월 1~10일 평균 62.9달러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주요국의 증산 '치킨게임'으로 공급이 늘어 24.5달러까지 급락했다.

유가 하락은 주요 품목 수출 단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주력 품목인 석유제품은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7% 폭락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도 올 들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쳤지만 1.5% 감소하며 추락을 면치 못했다. 자동차부품(-31.8%) 무선통신기기(-23.1%) 승용차(-7.1%) 등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국가별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충격의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10.2%)은 물론 미국(-3.4%) 유럽연합(EU·-20.1%) 베트남(-25.1%) 등지에서도 수출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주요 감염 지역인 중국, 미국, EU, 일본 수출 비중은 한국 수출의 53%에 달한다"며 "수출 계약과 실제 수출 사이에 몇 달의 간격이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악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우려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규모 소비 시장인 미국, 유럽 상황이 악화돼 소비가 급속히 위축될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유럽, 베트남, 중국에 있는 우리 기업 주요 공장의 조업 차질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극심한 수출 한파 이후 올해 들어 상승세 전환을 기대했지만 공장 셧다운에 따른 공급 충격과 주요 수출 대상국의 수요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수출이 2월에는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고 3월에도 0.2%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2월(-11.7%)과 3월(-6.4%) 모두 무너진 상태였다. 2월과 3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각각 3.5일, 1.5일 많았던 영향을 제외하면 다시 수출 불황에 접어든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적어도 6월까지는 수출 전선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고, 전년 동월 대비 회복세가 나타나려면 4분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4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 수출 급감으로 무역 적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기록한 무역 흑자는 87억달러였다. 하지만 이달 1~10일 발생한 무역 적자는 24억달러에 달했다. 지난 97개월 연속 이어온 무역수지 흑자가 깨질 수 있다는 경고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발표된 3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동향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여실히 드러났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 실적이 2월 플러스로 반등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2.7% 감소로 전환됐다. 반도체가 꺾이면서 ICT 일평균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57억달러로 전년 대비 13.5% 감소한 게 주요 원인이다.

스마트폰과 PC가 코로나19로 수요가 둔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타격을 받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54억달러로 전년 대비 13.5% 급감했고 신흥 시장인 인도도 40% 이상 감소하며 발목을 잡았다.

디스플레이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 감산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한 16억달러에 그쳤다.

[오찬종 기자 / 송민근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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