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과 김한규 캠프 막말 논란..8년 전 '김용민 악몽'에 떤다

이태윤 2020. 4. 13. 18: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여성 비하' 방송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안산 단원을 후보가

13일 과거 팟캐스트 방송 내용이 공개되며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안산 단원을 후보는 “야당의 악의적인 네거티브 공세”라고 주장했다.

김남국 후보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과거 자신이 출연한 팟캐스트 ‘쓰리연고전’과 관련해 “JTBC의 (연애상담 프로그램) '마녀사냥'처럼 남녀가 솔직한 성과 결혼·연애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라며 “다른 진행자들이 언급한 내용을 제가 동조한 것처럼 (야당 후보가) 공격했지만 실상 그렇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청취자 성비는 남녀 6대4 비율이었기 때문에 편중된 남성들만의 성 인식이라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내용 중 일부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박순자 미래통합당 안산 단원을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남국 후보가 지난해 2월까지 출연한 ‘쓰리연고전’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남국 후보는 26회 방송에서 한 남성 출연자가 시청자가 보낸 여성 사진에 대해 “귀여운 상”이라고 말했고, 다른 출연자가 “가슴 큰데”라고 하자 “이걸 또 자랑하려고 했구나”라고 했다.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과거 여성을 비하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했다고 주장했다. 팟캐스트 홈페이지 캡처

또 “가슴은 얼굴만 해요”라는 한 출연자 말에 김 후보가 “우와. 저도 저 정도면 바로 한 달 뒤에 결혼 결심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자 출연자들이 함께 웃기도 한다.

정호진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골적인 여성 비하와 성희롱 등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발언으로 김남국 후보는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확인해봐야겠지만 진행자가 제지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근형 당 전략기획위원장도 “본인이 제일 잘 아니까 설명이든 해명이든 할 것이다”며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2012년 19대 총선 때 김용민 서울 노원갑 후보의 막말 논란을 겪은 일이 있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 김용민 후보가 2004년부터 이듬해까지 출연한 인터넷 방송 내용이 문제가 됐다. ‘테러 대책’이라며 “미국을 테러하는 거예요. 유영철을 풀어서 부시, 럼즈펠드, 라이스는 아예 XX(성폭행)를 해서 죽이는 거예요”라고 한 발언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12년 제 19대 총선에서 김용민 당시 통합민주당 노원갑 후보의 막말 파문으로 논란을 겪은 적이 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4월 서울 공릉동에서 유세 마치고 잠깐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는 김용민 후보의 모습 [중앙포토]

막말 논란의 당사자인 김용민 후보는 당시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에 패해 낙선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해 열린 총선이었던 만큼 야당이던 통합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이 먹혀드는 분위기였다가 김용민 후보 막말 논란이 막판 주요 변수로 떠오르며 통합민주당은 127석을 얻는 데 그쳤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152석을 얻어 승리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강남병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시장에서 열린 현장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병에 출마한 김한규 민주당 후보는 노인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김한규 후보 캠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오픈대화방에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이 2번 후보에게 마음이 있다면 투표를 안 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다.

대화방 한 참가자는 지난 12일 오후 10시와 13일 오전 7시쯤 이 채팅방에 ‘강남 고지 지키기 무박 2일 대작전’이라는 선거운동 행동강령을 올리면서 ‘설득의 좋은 예’로 “코로나가 매우 위험하니 밀폐된 공간인 투표장에 절대 가지 마세요” 등의 방식으로 어르신 투표 자제를 독려하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2004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50대 접어들면 사람이 멍청해져(2004년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 ▶노인네들이 오지 못하게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2012년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 등의 발언 사례를 열거한 뒤 “지긋지긋한 어르신 폄하와 국민을 무시하는 발언이 또다시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태는 국민 참정권 방해이며, 공직선거법 제237조(선거의 자유방해죄)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법사항이다”고 주장했다. 2004년 총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래는 20대, 30대들의 무대”라며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을 겪었다.

김한규 후보 캠프 측은 논란이 일자 “캠프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다”며 “해당 글을 쓴 사람은 공식 선거운동원이 아니다. 본 카톡방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오픈 채팅방으로 모든 내용을 사전에 검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막판 스윙보터 표심이 어떻게 흐를지 모른다. 막말 논란이 돌발 악재가 될 수 있으니 더 낮고 겸손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