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서 여성품평까지..도 넘은 정치권 추태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2020. 4. 1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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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남국, 여성비하 방송 참여
갑질 희화화·외모품평·신체 비하까지
"유료 성인방송일 뿐" VS "가담자다"
정봉주 '거친 욕'..차명진 '제명 반발'
김남국 후보 (사진=김남국 후보 측 제공)
정치권에서 4·15 총선을 앞두고 때아닌 막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 막말이 지탄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여성에 대한 비하, 품평이 이뤄진 온라인 팟캐스트 방송에 총선 후보가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선정적 농담 난무하는 방송 참여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경기 안산단원을 후보는 지난해 초 남녀 간 연애 관련 대화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한 성인 유료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 이틀 전인 12일 지역구 상대인 미래통합당 박순자 후보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녹취를 공개하면서 알려진 사실이다.

해당 방송은 초반에 "X드립(선정적 농담)과 욕설이 난무하는 코미디 연애상담 방송이오니 프로불편러 여러분이나 공자왈맹자왈 찾으시는 분들은 청취를 삼가시기 바란다"라는 취지 설명이 나온다.

방송에서는 연애에서의 이른바 '갑질' 관계를 희화한다. 한 남성 출연자가 "연애에서도 무조건 갑을관계가 있어요. 좋잖아. 갑을 즐겨. 갑질이 얼마나 재미있는데"라고 하자 다른 출연자는 성적 접촉을 강요하는 표현을 원색적으로 썼다.

이에 여성 출연자는 "더러워"라고 말했고 김남국 후보는 "누나가 하는 건 괜찮은데 형이 하니까 더럽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나아가 "남자가 강요하면 어떻게 할 거냐"라거나 특정 신체부위를 저속하게 부르며 함께 웃었다.

다른 편에서는 시청자가 보낸 사진 속 여성의 외모를 품평하며 "귀염상이다" "가슴이 얼굴만 하다"라고 출연자들은 말했다. 김 후보 역시 "이런 거 자랑하려고 그랬구나" "저 정도면 바로 결혼 결심할 수 있다"며 거들었다.

이밖에도 이들은 여성의 신체 일부를 비하하는 표현을 이것저것 바꿔가며 거듭 언급하고 여기에 서로 맞장구쳤다.

(사진=연합뉴스)
◇여성계 "여성폭력 입법 어쩌나…참담"

논란이 제기되자 김 후보는 일부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악의적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유료 성인콘텐츠였기 때문에 솔직한 말이 오갔을 뿐이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

해당 팟캐스트에서도 '긴급 호외' 방송을 제작해 "19금이라고, X드립 난무하니까 듣지 말라고 했는데 굳이 왜 듣고 XX이냐"라며 "방송 청취자 40%는 여성인데 여성 비하라고 하는 건 그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후보 측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결부 지어 단순 가담자라는 이유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후보가 디지털성범죄 처벌 강화를 주장했다는 점을 들어 이중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여성계에서도 쉽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사무처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2018년 미투운동으로 전 국민적 각성이 일어났다고 믿고 싶었는데 오피니언 리더라는 사람들이 방송을 만들어 이런 얘기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화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의 해명은 자신의 행동을 타자화시키는 방식"이라며 "여성폭력 관련 입법을 요구받는 21대 국회가 그걸 처리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여성단체 활동가는 "너무 참담할 수밖에 없다"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쉽게 하는 이런 사람들이 공공의 영역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봉주 '거친 욕설'…차명진 '제명 반발'

그런가 하면 열린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은 전날 유튜브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정 최고위원은 "당신들이 이번 선거 기간 중 저에 대해 모략하고 음해하고 저를 시정잡배 X쓰레기로 취급하고 그걸 공식적으로 당신들 입으로 뱉어내고 당신들 이번 선거기간 중 한 것 보면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다 하루 뒤 이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감정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저 자신에 많은 질책을 했다"며 사과했다.

미래통합당은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세월호 유가족 관련 막말을 이어가고 있는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제명했다.

방송 토론에서 유족을 대상으로 입에 담지 못할 성적 막말을 뱉어 비판을 받고도 같은 표현을 계속 이어가자 결국 후보직 자체를 박탈한 것이다.

이에 따라 차 후보는 선거법상 당적 이탈로 후보등록 자체가 무효가 된다. 서울 관악갑의 김대호 전 후보 사례처럼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하다. 부천병은 통합당의 무공천 지역이 됐다.

다만 차 후보는 "이게 자유민주주의 맞냐"라며 당의 처분에 재심을 청구하고,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차명진 후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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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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