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난 온 英교포, 격리시설 보내줬더니.. "침대·TV 없어" 불평

구본우 기자 2020. 4. 1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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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글에 네티즌 "추방해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되는 상태로 영국에서 입국한 교민이 국내 격리자 처우에 불만을 표현한 글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글을 본 사람들은 "우리 세금으로 치료받겠다며 들어와 놓고 불평을 늘어놓는 이들 가족을 추방해야 한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자신을 영국에 사는 교민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국 입국 경험담을 소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나와 남편, 아이가 유증상자인데 영국에선 아무것도 안 해준다"며 "살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영국에 있는) 우리 집이 좀 작다" "(한국에는) 배달 음식과 넓은 집, 보험 없어도 진료받을 수 있는 의사 오빠가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어 A씨는 입국 직후부터 진행된 한국의 방역 절차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외국인 선별진료소는 달랑 천막 하나에 직원 두 명뿐이었다"며 "제일 불친절한 직원은 외국인 심사 사무실의 '딱딱한 철밥통 공무원들'이었다"고 썼다. "우리 가족을 뿔뿔이 찢어놨다" "남편은 이리저리 끌려다녔다"고도 했다. A씨는 자신도 "시설 격리를 이유로 충남 천안으로 끌려왔다"면서 "1박 2일간 격리된 곳에 침대와 TV가 없다. 김밥과 커피를 자비(自費)로 사서 때워야 했다"고 적었다. 자신의 가방과 가족이 탑승했던 버스를 소독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한국이) 영국 코로나를 엄청 무서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A씨가 글을 올리자 비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그러자 A씨가 오히려 댓글로 역정을 냈다. "팩트(사실)를 올린 건데 다들 민감하다" "한국은 돈 주고라도 진료받을 수 있으니까 (온 것)" "괜히 왔다 싶다"고 했다. 그랬다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는지, "다들 친절했는데 외국인 심사 직원 두 명이 유난히 까칠하다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올린 글을 삭제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A씨가 격리된 곳은 천안의 임시생활시설인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입국자 중 A씨 같은 장기 체류자를 이곳에 1~2일 동안 격리한 채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급하게 장소를 확보하다 보니 침대나 TV 같은 시설이 없다"며 "비상 상황이라 격리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는데, 입소자가 이런 글을 올려 아쉽다"고 말했다. A씨가 '가족을 뿔뿔이 흩어놨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1인 1실 원칙을 지켜야 해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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