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톡] 김정은이 가장 겁내는 F-35가격 70% 폭락, 이참에 더 사?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2020. 4. 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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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F-35, 900억원대로 하락.. 5세대 스텔스기가 4세대 F-15K 전투기보다 싸져
지난해 3월 청주기지에 도착하고 있는 공군 F-35A 스텔스기 1호기

우리 공군도 도입중인 F-35A 스텔스기의 대당 가격이 지난해말 7790만 달러(942억원)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F-35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13년 전 F-35가 처음 도입될 때 대당 2억 달러가 넘었던 데에 비해 70% 가량 싸진 것이다. F-35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중·러·일 등 주변강국들이 스텔스기 개발 및 도입에 열을 올리면서 일각에선 추가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절반 스텔스기’로 국내 개발중인 KF-X(한국형전투기)의 가격 경쟁력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매년 낮아지고 있는 F-35 가격추이와 늘어나고 있는 양산대수 변화

◇2007년 대당 2억2100달러에서 70%나 하락 미국 국무부는 지난 10일(현지기간) 한국이 보유한 F-35 전투기와 관련 장비에 대한 6억7500만 달러(약 8200억원) 규모의 후속 지원과 서비스 판매를 승인했다고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밝혔다. DSCA는 이번 조치가 한국이 F-35 전투기, 엔진, 무기에 대한 지원과 서비스, 출판물, 기술문건, 지원장비, 여분과 수리용 부품, 수리 후 반송, 시험 장비, 소프트웨어 전달과 지원, 인력훈련 장비, 미국 정부와 계약업체들의 군수지원 등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DSCA는 향후 절차를 위해 정부의 판매 승인건을 이날 미국 의회에 보고했다. 미 의회가 승인하면 한국과 미 방산업체들의 협상이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거래 금액이 변경될 수도 있다. 미 DSCA는 대당 가격 등 구체적인 비용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F-35 가격 상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군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F-35A 4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중이다. 지난해 말까지 13대가 도입됐고 내년에 도입이 완료된다.

미국과 한국 등 해외 12개국의 F-35 스텔스기 도입규모

지난 2007년 F-35가 처음 양산에 들어갔을 때 가격은 엔진을 제외하고도 기체 가격만 2억2120만달러에 달했다. 한 대에 2000억원이 훨씬 넘는 가격에 ‘돈 먹는 하마’’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난과 우려가 쇄도했다. 하지만 전투기 생산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해 가격은 극적으로 하락했다. 미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10월 보도자료를 통해 “’저율초도생산(LRIP·low rate initial production)’ 14번째 생산단위(LOT 14)에 이르러 F-35A(공군기)는 7790만달러, F-35B(해병대용 단거리 수직이착륙기)는 1억130만달러, F-35C(해군용 함재기)는 9440만달러로 생산비용이 감소했다”며 “F-35A를 8000만달러 이하로 생산하는 목표연도를 1년 앞당기는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록히드마틴은 “비용 감소 폭이 LOT 1(2007년) 이후 7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생산단위를 의미하는 LOT는 보통 생산연도에 따라 구분된다. LOT 14는 2022년 인도되는 전투기들이다. 우리 공군이 도입하는 F-35A는 LOT 10~13 으로 2018~2021년 생산분이다. F-35A의 경우 올해 생산되는 LOT 12는 8240만 달러, 내년 생산되는 LOT 13은 7920만 달러다. 3년 사이에 대당 가격이 45만 달러(54억원)나 낮아지는 것이다.

이는 공군이 2000년대 초반 대당 1000억원에 60대를 도입한 F-15K보다 싼 것이다. 록히드마틴도 보도자료에서 “4세대 전투기보다 낮은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전투기는 F-15·16·18 등이 4세대 전투기로, F-22·35 등 스텔스기는 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4세대 전투기에 AESA(위상배열)레이더 등을 달아 개량한 것은 4.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북핵, 중·러·일 스텔스기 위협 대비 F-35 추가도입론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규모의 경제'에 따라 F-35A의 양산대수가 늘어나는 데 비례해 대당 가격이 800억원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F-35는 미 해군·공군·해병대용 2443대와 한국·일본·영국 등 세계 12개국 도입분을 합쳐 현재까지 약 3200대가 생산될 예정이다. 이는 역대 미국 제트 전투기중 F-4 '팬텀'과 F-16 '파이팅 팰콘'을 제외하곤 가장 많은 숫자다. F-35 도입규모는 수입국 증가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향후 공군 하이(high)급 고성능 전투기로 F-35를 추가도입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과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F-35 수십대를 추가도입, F-35 숫자를 총100대 가량으로 늘려 한국군의 '핵심 전략무기' 전력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공군은 현재 40대외에 오는 2023년쯤부터 20대를 추가도입할 예정이다. 총 60대가 되는 것이다. 일각에선 여기에 20~40대 가량을 추가도입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군 안팎에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등 북한 위협만을 고려한다면 스텔스기 전력은 60대면 충분하고 오히려 F-15K처럼 폭탄·미사일을 많이 달 수 있는 타격전력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F-35 같은 스텔스기는 전쟁 초기 북한 방공망을 뚫고 북 지휘부, 핵·미사일 시설 등 전략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유용한데 북 방공망 수준 등을 감안하면 60대면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최대 무장 탑재량은 F-15K가 11t, F-35A가 8t 가량으로 F-15K가 앞선다.

하지만 중·러·일 등 주변국의 스텔스 전력 증강 움직임 대응에 중점을 둔다면 스텔스기 추가도입이 맞는 방향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본은 147대의 F-35A·B외에 F-3 스텔스기를 국내 개발할 예정이다. 중국은 J-20 스텔스기를, 러시아는 Su-57 스텔스기를 속속 배치하고 있다. 일각에선 F-35B 단거리 수직이착륙 스텔스기를 해군이 도입할 경항모 탑재용외에 공군용으로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한다. 한 예비역 장성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 단거리 정밀타격 무기 개발로 유사시 F-35가 배치된 청주기지 등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활주로가 파괴됐어도 좁은 공간에서 운용이 가능한 F-35B가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26년을 목표로 개발중인 KF-X(한국형전투기) CG. 절반의 스텔스기 성능을 갖는 4.5세대기로 개발중이다.

◇"KF-X, 가격, 수출대상국 등에서 F-35와 경쟁력 보유" 공군이 KF-16 등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중인 KF-X 사업도 F-35 가격하락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KF-X는 완전한 스텔스기는 아니고 절반 정도의 스텔스 성능을 가지면서 AESA 레이더 등 첨단 전자장비와 무장을 갖춘 4.5세대 전투기로 개발중이다. 개발비(약 8조원)와 양산비(약 10조원)를 합쳐 20조원에 육박하는 건국 이래 최대의 무기개발·도입 사업이다. 우리 정부가 60%, 인도네시아가 20%,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20%의 비율로 개발비를 분담키로 했다. 오는 2026년까지 개발이 완료되면 우리 공군에 120대, 인도네시아에 50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원래 목표성능이 F-35 같은 '하이'급이 아니라 F-16을 능가하는 '미디엄(Medium) 플러스'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F-35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일각에선 KF-X의 가격이 8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F-35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 등 군 소식통들은 “KF-X 가격이 8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것은 근거가 없다”며 “F-35 가격이 더 하락하더라도 KF-X가 F-35와 비슷하거나 비쌀 일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두가지 점에서 KF-X가 F-35에 수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KF-X의 본격양산 및 수출이 이뤄질 2026~2030년 이후 시점에는 F-35 가격은 현재와 비슷하거나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군 소식통은 “F-35 양산대수가 2020년대 말 이후 줄어들면 단가는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도입단가보다 훨씬 비중이 큰 운용유지비 측면에선 KF-X가 F-35보다 크게 유리하다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보통 전투기 전체 수명주기 비용(Life Cycle Cost)에서 최초 도입비용은 30% 정도인 반면, 30여년간의 운용유지 비용은 70%에 달한다. F-35는 고도의 보안을 요구하는 스텔스 성능 때문에 도입국들이 직접 정비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것도 운용유지비가 늘어나는 이유다. 우리 공군에 F-35가 도입된 뒤 보안문제를 이유로 정비에 대한 제약이 너무 심해 공군 수뇌부가 “이게 우리 전투기가 맞느냐?”고 한탄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반면 KF-X는 국산 부품(국산화율 63%)을 많이 쓰기 때문에 신속하고 싸게 정비를 할 수 있다. 국산 미사일·정밀유도폭탄 등을 통합해 전투기에 장착하는 것도 KF-X가 유리하다.

두번째로는 KF-X 수출대상 국가들이 F-35 수출대상국들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F-35는 미국의 첨단 스텔스 기술이 들어가 있어 일부 중동국가들이나 중·러와 가까운 동남아·남미 국가 등에는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KF-X는 중동, 동남아, 남미 국가 등을 주 수출대상국으로 삼고 있다. 다만 KF-X 개발이 지연될 경우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KAI 등 국내 개발업체들이 적극적인 국산화 등을 통해 뼈를 깎는 가격인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의 개발비용을 대기로 한 인도네시아가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까지 2.5%의 돈만 입금하고 납입을 중단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리스크’도 특별히 신경 써야할 대목이다. 인도네시아가 이탈한다면 우리 비용부담이 늘고 수요도 일단 한국 공군에 그쳐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수출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들어가게 된다. 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비용 납입 지연문제는 당초 지난 2월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방한해 정경두 장관과 회담를 열고 매듭을 지으려 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지연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가 KF-X에서 본격적으로 이탈하려는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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